[씨줄날줄] 회전교차로/이춘규 논설위원

[씨줄날줄] 회전교차로/이춘규 논설위원

입력 2011-01-13 00:00
수정 2011-0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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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로타리에 궂은비는 오는데/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2절)삼각지로타리를 헤매도는 이 발길/떠나버린 그 사랑을 그리워하며/눈물젖어 불러보는 외로운 사나이가/남몰래 찾아왔다 돌아가는 삼각지’ 1967년 3월 가수 배호가 취입, 대유행한 노래다. 그 시절엔 로터리(회전교차로)를 로타리로 호칭했다.

삼각지로터리. 1939년 건설됐다. 그런데 1960년대 서울시가 도로건설 계획을 통해 ▲도심과 외곽을 잇는 방사선도로 신설 및 확장 ▲외곽지역을 서로 연결하는 순환도로 신설 및 확장 ▲도심교통난 완화를 위한 길 확장·정비 등을 꾀했다. 강남 개발을 촉진시키고, 외곽지역끼리 교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1967년 12월 교통량이 많은 용산 삼각지에 입체교차로가 완공됐다.

삼각지 입체교차로는 네 방향(한강·서울역·원효로·이태원) 입체교차시설로는 우리나라 최초. 1967년 준공식은 전국민의 관심사였다.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버스가 방향감각을 잃어 다른 방향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탄 버스는 한 바퀴를 돌 때마다 1년씩 수명이 연장된다고 해 7회를 돌았다는 일화도 있다. 이후도 인기가 높았지만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27년 만인 1994년 11월 철거됐다. 비슷한 때 전국의 로터리가 교통체증 주범으로 몰려 국내도로에서 거의 사라졌다.

회전교차로가 부활하게 됐다. 국토해양부가 올해 전국 100여개소에 한국형 로터리를 시범 설치한다.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로터리는 신호등 없이 자동차가 교차로 중앙에 있는 원형 교통섬을 중심으로 교차로를 통과하는 도로구조다. 1990년대 이전에 있었던 로터리는 진입 차량이 회전 차량보다 우선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양보의식 부족으로 차량들이 마구 들이밀어 자주 엉켰다. 교통체증이 심해 신호 교차로로 바뀌었다. 부활하는 로터리는 회전 차량 우선 방식으로 전환된다.

회전교차로는 불필요한 신호 지체를 줄여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사망사고 등 심각한 교통사고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교통량이 많은 곳에 로터리를 만들면 병목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서울 등 대도시 중심부에는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교통량이 적은 대도시 외곽이나 중소도시에 건설된다. 전국 도로의 교차로는 5만 6624개. 이 중 10%만 회전교차로로 바꾸어도 연간 약 2조 439억원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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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2011-01-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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