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공동체 살리는 서울디딤돌 사업/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기고] 지역 공동체 살리는 서울디딤돌 사업/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입력 2009-10-15 12:00
수정 2009-10-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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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구 1000만명 중에서 기초생활수급자가 2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시 전체 인구의 약 2%가 시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수명 연장과 출산율 저하로 사회의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혹은 이혼율 증가로 모자가정·부자가정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복지 서비스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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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복지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며 기관 차원에서 사회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나눔과 기부에 대한 민간의 인식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봉사와 기부 문화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 문제는 민간의 기부 문화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는 점이다. 민간의 기부문화를 활성화시켜 정부의 역할을 보완하게 하는 방법은 어디 있을까.

서울시가 추진하는 ‘아름다운 이웃, 서울디딤돌’(이하 서울디딤돌) 사업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서울디딤돌 사업은 원래 서울 노원구의 한 복지관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것을 지난해 8월 시 차원에서 받아들여 퍼뜨린 복지 서비스인데 지역의 복지관들이 민간 기부업체를 개발하고 이들과 저소득 시민들을 연결시켜 민간끼리 복지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라고 한다. 사업을 주관하는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2009년 9월 현재 식당이나 미용실, 문구점 같은 작은 상점 2000여곳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으며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 2만 3000여명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경제적 효과는 7억 6000만원어치가 넘는다고 한다.

내가 보고 듣기에 이들 상점의 기부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한 중국집 사장님은 매주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씩을 내놓았고, 어느 동네의 미용실 사장님은 매월 두분의 어르신에게 무료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점 불씨가 광야를 불태우듯, 아주 작은 기부들이 모이고 뭉쳐서 기부의 큰 불길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특히 서울디딤돌 사업을 보면서 감탄한 점은 현금 기부 대신 서비스 기부라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이다. 현금 기부가 부담스러운 영세 상인들도 자신의 기능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생각할 테니까 말이다.

서울디딤돌 사업이 단순히 지역의 기부자와 저소득층을 연결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서울디딤돌이 지역에서 지역민의 자발성에 기초하여 지역민의 복지 서비스 욕구를 해소하는 데에서 나아가 지역사회 공동체를 되살리는 것을 목표로 삼기를 바란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루소의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이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 사는 것이 동물과 다른 인간만의 특성이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의 삶을 자연스럽게 지탱해 주던 전통적 공동사회는 붕괴됐다. 빈부격차와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공동체 붕괴에 따른 폐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게다. 우리같이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이들의 궁극적 소망은 그런 폐해를 궁극적으로 지양하는 데에 있다. 그 단초를 서울디딤돌 사업에서 보았다고 한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자신의 지역사회를 사람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현대 공동체 운동의 올바른 모습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노력에 서울디딤돌 사업이 하나의 소중한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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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영 용인대 라이프디자인학과 교수
2009-10-1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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