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못 말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얘기를 벌써부터 꺼내는 분들 말이다. 초유의 경기침체 속에 연예계 추문이 터지고 폭탄 테러가 발생해도 자리에 인물을 꿰맞추며 자신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는 지방의원들과 함께 16개 광역시장과 234개 시·군·구청장을 뽑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서울시장 자리에 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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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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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사회2부 차장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늘 거론되는 한나라당 후보들과 함께 얼마 전에는 새 얼굴로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들먹였다. 여당의 움직임을 불편하게 여긴 청와대가 내심 점찍고 있는 후보라는 말이 돌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묘한 선거 구도를 예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런 모양새에 유 장관의 심기는 매우 불편했을 것이다. 현직 장관으로서 여러 가지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데 왜 제멋대로 들었다가 놓는지 짜증나는 노릇일 것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에서도 방송인 손석희씨와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운찬씨가 거론되고 있는 모양이다. 두 분의 이름도 본인의 뜻과는 전혀 관계없이 회자되는 게 분명하다.
우리나라 선거문화에서는 정당공천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만큼 선거에 나설 예비 후보들은 다가오는 봄부터 공천 판도를 가늠하려 덤빌 것이다. 정당의 낙점을 받으려면 지금이 결코 이른 때가 아니라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유권자들은 1995년 6월 이후 이제 5번째 자치단체장을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후보의 됨됨이를 잘 몰라 정당만 힐끗 보고 찍는 일도 흔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치단체장이 어떤 일을 하고, 그에 걸맞은 능력과 인품을 지녔는지 등을 꿰뚫어 볼 혜안을 터득했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기자가 취재를 통해 체감한 구청장이라는 직업은 ‘끼가 없으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억센 일’이다. 할 일도 많고 만날 사람도 넘쳐나는 직업이다. 거의 모든 구청장이 새벽에 하루 업무를 시작해 늦은 밤에 파김치가 돼서 귀가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요청에 떠밀려 점심을 두 끼 먹는 경우도 흔하다. 혹여 주민들 앞에서 인사나 웃음에 소홀하거나 경조사를 챙기지 못하면 대번에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는 엄포가 나올 정도다. 그래서 몇몇 현직 구청장은 “다음에는 시켜 줘도 못하겠다.”는 하소연을 털어놓고 있다.
구청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주민들의 인기나 정치권의 바람에 편승해 낚아챌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공무원 출신 현직 구청장들은 “일을 하면 할수록 공직 경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영입된 구청장들은 “모든 일에 주민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곧 외면받는다.”고 전했다. 현직 구청장들이 꼽은 구청장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 아울러 우리 국민은 대통령을 뽑을 때 후보의 외모나 정치 바람만으로 적임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녕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단순한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믿음직스러운 후보를 고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흡한 분야가 있어도 업무수행능력을 더 높게 평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광역시장은 구청장이나 대통령과 조금 다른 양상인 듯하다. 서울시장 자리는 인물 바람을 타는 것 같다. 오세훈 현 시장이 변호사와 국회의원의 짧은 경험만으로도 1000만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분명히 1996년의 ‘정치적 바람’이 작용했다. 이후 오 시장은 세계적 대도시 서울의 시정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그 일을 결코 단기간에 끝낼 수 없음을 체득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재임 도전 의사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