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북한의 미사일게임과 한국형 MD/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시론] 북한의 미사일게임과 한국형 MD/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입력 2009-02-27 00:00
수정 2009-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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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확실시된다. 북측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은하로켓에 실어 발사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예측했던 대로 인공위성 발사라는 평화적 목적을 앞세우며 군사용 미사일 발사를 위장하려 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의 능력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요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데, 만약 성공한다면 동북아에서 미·일의 MD는 그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까닭이다.

그동안 미국은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로 요격하는 실험에 몇 차례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마치 당구장에서 미리 세팅을 해 놓고 당구알을 맞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때문에 실전에서 성공한다면 미국의 MD전략은 국제사회의 역학구도를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하면 기술적 문제가 드러나 치명상을 입게 되기 때문에 실행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실행하지 않더라도 요격직전까지의 미사일탐지와 추적체계에 관한 제반능력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 미사일이 어느 정도 발전됐는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19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이후 추측만 무성했지 북한이 사정거리가 더 긴 대포동 미사일을 실제로 개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발사하게 되면 그 실체를 알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2008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이 미국령 괌을 사정권 안에 넣는 사정거리 3000㎞ 이상의 신형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이전까지 북한이 실전배치한 미사일 중 가장 사정거리가 긴 것은 일본이 사정권 안에 드는 노동미사일(1300㎞)로, 미사일 능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 발사로 미국 본토가 사정권 안에 드는 약 7000㎞ 사정거리를 갖는 대포동 2호 미사일 개발이 확인되면 사정은 달라지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도 부담이 없을 수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가 내부결속용이라는 목적이 크다 할지라도 치러야 할 대가가 클 것이다. 북한 미사일 능력이 더욱 더 증강됐다면 국제사회의 대응도 훨씬 강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그동안의 대북 미사일 대응정책이 재검증될 것이다. 우리는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북한 미사일 대처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 없다는 점에서다. 이 기간 북한은 더 강력해진 미사일과 핵개발을 진행해 왔는데 우리는 식량과 돈을 지원해 가며 그냥 쳐다만 본 꼴이 된다.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의 대북정책’이 된다. 여기에다 북한이 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소형 핵무기 개발마저 성공했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에 질질 끌려다니는 인질이 된다. 북한의 시간벌기 전술에 꼼짝없이 말려들었다면 정책 실패의 검증이 있게 될 것이다.

국방부는 뒤늦게나마 북한 미사일의 요격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술적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한국형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 세계는 이미 미사일의 시대인데 독자적 미사일 능력이 없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 교수
2009-02-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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