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용돈과 유언/오풍연 법조대기자

[길섶에서] 용돈과 유언/오풍연 법조대기자

입력 2009-01-08 00:00
수정 2009-01-0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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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치고 돈에 쪼들리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그 중에서도 경조사비 부담은 만만치 않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느는 게 그것이다. 그만큼 지인들이 많아지고, 자리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월급봉투의 두께와 비례하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낯간지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몇몇 지인들과 어울렸다. 자연스레 경제얘기가 나왔다. 불황의 끝이 어딘가에 관심이 제일 높았다. 누군들 시원하게 답을 못했다. 기업인과 경제관료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되레 기자에게 물었다.갑론을박이 계속됐다. 그러자 한 선배가 결론을 내렸다. “돈이 벼슬이야.” 거기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듯했다.

불황과 함께 용돈의 규모도 작아졌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이기에 그렇다. 아이들은 “용돈이 모자란다.”며 아우성이다. 노부모님들은 사정을 아는 터라 말을 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생전 처음 용돈을 주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 “이제 술을 끊거라.” 어머니의 유언이 가슴을 저민다.

오풍연 법조대기자 poongynn@seoul.co.kr

2009-01-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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