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올림픽 경제학/오승호 논설위원

[씨줄날줄] 올림픽 경제학/오승호 논설위원

오승호 기자
입력 2008-08-11 00:00
수정 2008-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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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는 뭘까. 국가 이미지 제고와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믿기 때문일 것이다.‘올림픽 경제’라는 개념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등장했다. 당시 미국은 LA올림픽을 첫 번째 흑자 올림픽으로 평가했다.LA올림픽은 상업 올림픽의 효시로 불린다.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상업성 과열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여파로 4년 뒤 열린 시드니 올림픽 때는 기업 광고 틀을 시 경계선 밖에 설치하는 등 상업주의를 자제하는 노력을 했다. 올림픽 개최 후유증에 시달린 곳도 있다. 정부 40억달러, 바르셀로나시 21억달러의 적자를 낸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대표적 사례다.

올림픽 개최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부상한 나라여서 관심이 특히 높다. 중국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올림픽 유치는 중국이 향후 7년간 매년 국내총생산(GDP)을 0.3∼0.4% 성장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연구소장은 월 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공식 발표된 베이징 올림픽의 시설 투자비는 430억달러인데, 이는 이전 다섯 번의 올림픽 투자비를 모두 합한 비용보다 1.5배나 많다.”면서 “올림픽이 중국 경제 부양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스포츠 역사상 이렇게 많은 돈이 투자된 적은 없었다.”면서 과잉 투자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올림픽 밸리효과가 종전 올림픽보다 클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밸리효과는 올림픽 이전의 과도한 투자가 올림픽 이후 급감해 성장이 둔화되고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우리가 서울올림픽 이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붕괴되는 경험을 한 것도 같은 효과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불안하고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전염 효과’가 생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2008-08-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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