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장조사 없으면 금강산관광 재개없다’

[사설] ‘현장조사 없으면 금강산관광 재개없다’

입력 2008-07-18 00:00
수정 200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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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 일주일이 지났건만, 무고한 죽음의 진상이 여전히 안개 속에 묻혀 있다. 피해자와 사망원인 등 사건 개요가 분명한 만큼 최소한의 협조만 있으면 경위와 진상을 밝힐 수 있음에도 북측이 모르쇠로 버티는 탓이다. 그제 현대아산을 통해 전해온 사격횟수와 피격지점 등에 대한 북측의 추가설명은 의혹을 씻기는커녕 말바꾸기·짜맞추기라는 국민적 인식에 불을 질러 분노만 드높였다. 특히 경고사격 여부, 총격시점 등 핵심사항이 남측 목격자들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피해자 정밀 부검 결과 또한 현장조사 없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재삼 확인시켜 줬을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확실한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은 당연하고도, 불가피한 조치라고 여겨진다. 북측은 이런 단호한 요구에 대해 남측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누누이 강조했듯 사태의 엄중함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슬기로운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

우리 정부도 냉철하게 향후 수순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 당위와 현실간의 갭을 잘 헤아려야 한다. 현장조사가 당연한 요구이지만, 실제 한 나라의 당국자들이 다른 나라의 공권력이 미치는 곳에서 이런 사건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한 사례가 국제적으로 거의 없고, 이를 강제할 국제법 규정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유념해야 한다.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와 관련한 북의 협조 여하에 따라 개성관광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은 유감이다. 피격사건과 대북정책이 별개라는 원칙과도 배치된다. 강경이 초강경을 부르는 악순환도 걱정되고, 이러저런 전제조건들이 향후 정부 대북정책의 발목을 잡는, 자승자박의 덫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2008-07-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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