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 대학 경제학과의 낸시 폴브레 교수는 ‘여성주의 경제학’을 설파한다. 우리나라에는 그의 책 ‘보이지 않는 가슴-돌봄 경제학’이 번역돼 소개됐다.
홍희경 정치부 기자
폴브레 교수는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면 모든 사람이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라는 애덤 스미스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이타주의가 산업국가를 이루는 기초가 된다고 역설한다.‘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바탕에 ‘보이지 않는 가슴’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다.
돌봄은 전통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돌보는 데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 현대에 비로소 절실하게 다가온다. 뒤집으면 비경제적 영역에 있었던 돌봄은 사회 전체의 효율을 보느라 애덤 스미스가 놓친 부분이라는 얘기가 가능하다.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에 청와대부터 청계천 광장까지, 전국이 들썩인 2일 이 책이 떠올랐다.
쇠고기 논란의 원인을 ‘홍보 부족’에서 찾는 당국과 촛불을 든 시민의 생각 차이가 애덤 스미스와 낸시 폴브레 교수만큼이나 커 보인다.
당국은 “광우병의 실상을 알리겠다.”고 했다. 전문 지식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광우병에 걸리면 죽는다는 게 기자가 아는 실상이다. 백 만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든, 천 만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든 걸리면 죽는다.
당국은 안전성을 ‘숫자’로 설득하려 한다. 효율을 고려한 애덤 스미스적 접근이다. 시민들은 광우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로 정부가 제시한 안전한 숫자의 바깥 부분을 본다. 쇠고기를 먹는 일은 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른 셈법이다. 마치 한 집안의 가장이 병으로 쓰러졌을 때 통계청은 노동인구 한 명을 빼고 말지만, 가족들과 주변 친지들은 병 구완을 할 방법을 생계 수단보다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처럼 셈법이 다르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치는 정부다. 그렇더라도 “질 좋은 고기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고 경제 논리를 펴기 전에 돌봄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가슴이 아니라면 머리로라도 말이다.
홍희경 정치부 기자 saloo@seoul.co.kr
홍희경 정치부 기자
돌봄은 전통적으로 돌보는 역할을 했던 여성들이 산업 현장으로 진출하고, 돌보는 데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 현대에 비로소 절실하게 다가온다. 뒤집으면 비경제적 영역에 있었던 돌봄은 사회 전체의 효율을 보느라 애덤 스미스가 놓친 부분이라는 얘기가 가능하다.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에 청와대부터 청계천 광장까지, 전국이 들썩인 2일 이 책이 떠올랐다.
쇠고기 논란의 원인을 ‘홍보 부족’에서 찾는 당국과 촛불을 든 시민의 생각 차이가 애덤 스미스와 낸시 폴브레 교수만큼이나 커 보인다.
당국은 “광우병의 실상을 알리겠다.”고 했다. 전문 지식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광우병에 걸리면 죽는다는 게 기자가 아는 실상이다. 백 만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든, 천 만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든 걸리면 죽는다.
당국은 안전성을 ‘숫자’로 설득하려 한다. 효율을 고려한 애덤 스미스적 접근이다. 시민들은 광우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로 정부가 제시한 안전한 숫자의 바깥 부분을 본다. 쇠고기를 먹는 일은 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른 셈법이다. 마치 한 집안의 가장이 병으로 쓰러졌을 때 통계청은 노동인구 한 명을 빼고 말지만, 가족들과 주변 친지들은 병 구완을 할 방법을 생계 수단보다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처럼 셈법이 다르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치는 정부다. 그렇더라도 “질 좋은 고기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고 경제 논리를 펴기 전에 돌봄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가슴이 아니라면 머리로라도 말이다.
홍희경 정치부 기자 saloo@seoul.co.kr
2008-05-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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