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친화적 축산을 추구해야/이길홍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기고] 환경친화적 축산을 추구해야/이길홍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입력 2008-04-28 00:00
수정 200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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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홍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이길홍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악화, 그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바이오 에너지 생산을 위한 농작물의 사용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온난화로 인해 농작물 재배지대의 변경 및 병해충 피해가 증가해 농업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축산의 경우 사료비 상승 및 축사환경 조절을 위한 에너지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교토협약에 따라 현재는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돼 2012년까지는 감축의무가 없지만 몇몇 선진국들이 감축목표 합의를 명분으로 2008년부터 의무부담을 질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배출량 감축의무가 이행되면 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축산 부문에서도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발생량 중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호주 등 국가의 예를 봤을때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온실가스 저감 방안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러면 축산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축산에서는 주로 두 부분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가축이 사료를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트림’이 있다. 또 사료를 배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귀’가 있다. 이 두 가지는 상상외로 큰 온실가스 발생 원인이다.

세계 과학자들은 지구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이 소 등이 내뿜는 트림과 방귀·배설물을 통해 대량으로 발생한다며 가축 마릿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세계의 가축이 내뿜는 메탄이 지구온난화 원인의 15%를 차지한다는 주장도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한때 가축 한 마리당 일정액의 ‘방귀세(稅)’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反芻動物)은 위액으로 사료를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위 속에 있는 미생물이 사료를 먹고 분해하게 된다. 소는 위 속에 모아둔 사료를 토해내서 40∼60회 정도 씹은 다음 다시 삼키는 ‘되새김질’을 하루종일 몇 번이고 되풀이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트림으로 방출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가들은 미생물이 만드는 메탄을 줄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산소가 많은 환경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지만 산소가 조금 있을 경우에는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가 발생한다. 산소가 없으면 반추동물의 위에서와 같이 메탄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아산화질소와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 효과가 각각 296배와 23배 높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분뇨가 분해될 때 산소가 많은 환경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연구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 대응을 한다면 축산을 한층 발전시킬 수 있으며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한해 4500만t의 가축분뇨가 발생됐다. 가축분뇨가 환경을 오염시키는 큰 원인이다.

그러면 이를 역이용할 방안을 없을까. 축산 분뇨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이용해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가축분뇨의 퇴비화 처리를 통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생산된 퇴비를 이용해 친환경적 유기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자연 순환형농업이 가능한 셈이다.. 아울러 지열을 이용한 축사 냉난방 기술, 에너지 절감형 축사 환기시스템 개발·보급 등도 꾀할 수 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환경 친화적인 축산 방안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이길홍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
2008-04-2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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