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준법 GDP/육철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준법 GDP/육철수 논설위원

육철수 기자
입력 2008-03-21 00:00
수정 2008-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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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준법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꼴찌에 가깝다. 세계 10위권을 오르내리는 경제대국치고는 낯뜨거운 일이다.‘국민정서법’이나 ‘떼법’이란 말이 만연한 것도, 법보다 감정과 주먹이 앞서는 사회 일각의 분위기 탓이다. 목소리 크거나 권력 쥔 사람이 이기는 사회라면 아무리 잘살아도 야만집단일 뿐이다.

문제는 불법으로 인해 들어가는 국가사회적 손실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예컨대 혜진·예슬양 사건을 보자. 경찰은 두 어린이 실종 후 용의자 검거까지 두달반동안 일반경찰관 6000명(연인원 기준), 형사 5000명, 전·의경 2만 2000명을 투입했다. 순수 수사비만 3000만원을 썼다. 하지만 동원 경력(警力)의 인건비를 돈으로 따지면 수억원은 족히 될 것이다. 참변 어린이 부모·친지들의 슬픔과 사회불안 등을 고려하면, 범죄자 1명이 끼친 피해는 환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나다.

또 다른 사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 차례 불법시위를 벌이면 776억원의 손실이 생긴다고 한다. 지난 2005년 한해동안 불법 집회·시위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을 계산했더니 약 12조원이었다고 한다. 그해 국내총생산(GDP)이 807조원이니까,GDP의 1.5%다. 이런 돈을 생산성 있는 데 투자했다면 성장률 향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을 게 분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면 GDP 1%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준법 GDP’를 강조한 것이다. 법을 지키고 피치 못할 사회갈등 비용을 최소화한다면 수조원의 투자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준법 GDP는 사회적 자본(Intangible Capital)과 연관이 깊다. 이는 상호신뢰와 준법, 노사평화, 부패일소, 기업윤리 등 사회가 공유해야 할 규범과 가치다. 선진국에선 사회적 자본이 국부(國富) 창출의 80%를 기여한다고 한다. 불법·탈법 의혹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한 범국민적 준법정신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국민도 정신 차려야겠지만,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준법 GDP를 높이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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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08-03-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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