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원장 사표수리 보류 명분없다

[사설] 국정원장 사표수리 보류 명분없다

입력 2008-01-18 00:00
수정 2008-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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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김양건 북한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의 대화록을 유출해 사의를 표명한 김만복 국정원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할 뜻을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대변인이 그제 “신중한 판단을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뭘 더 신중히 판단하겠다는 것인가. 전날 대화록 유출이 “부적절한 업무처리에서 빚어진 일”이라며 사표 수리여부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표수리를 머뭇거릴 이유도 명분도 없다.

청와대는 “일각에서는 국정원 문서를 국가기밀이라고 보고 있지만, 청와대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출 문건이 국가기밀인지, 김 원장의 행동이 법률에 저촉이 되는지는 사법 당국의 판단에 맡기면 그만이다. 김 원장의 사퇴와 공개 문건의 국가기밀 여부를 연계할 아무런 까닭이 없다. 음지에 있어야 할 국가정보 최고 책임자가 북측과의 접촉 내용을 스스로 언론사에 흘린 부도덕하고 경박한 처신만으로도 더 이상 정보수장의 자격이 없다는 게 다수 국민의 여론 아닌가. 아프간 인질사태 때도 인질범과의 협상 업적을 현지에서 스스로 나서 자랑했던 그다. 역대 어느 정보 책임자가 그처럼 경망스러웠던가.

정부는 김 원장의 사표를 곧바로 수리하길 바란다. 청와대와 정부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자칫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논란 등으로까지 비화한다면, 정치권이나 정부 어느 쪽도 득이 될 게 없다. 순리대로 처리하는 게 현명하고 옳은 일이다.

2008-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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