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라크 파병 연장 담화 설득력 없다

[사설] 이라크 파병 연장 담화 설득력 없다

입력 2007-10-24 00:00
수정 2007-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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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자이툰부대 파병 1년 연장을 국회에 요청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올해 말까지 모든 병력을 이라크에서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1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재연장을 요구한 사실은 이라크 파병이 단견(短見)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대통령의 사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파병의 옳고그름을 면밀히 따져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노 대통령이 밝힌 파병 연장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전시작전권 전환에 있어 긴밀한 한·미 공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 공조가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자이툰부대 주둔만으로 동맹국으로서 할 일은 충분히 했다고 본다. 또 북핵 해결은 이라크 파병과 별개로 미국에게도 발등의 불이다. 스페인·이탈리아 등이 이라크에서 철군한 데 이어 영국·호주 등 미국과 최고 수준의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철군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철군 도미노를 막기 위해 한국을 압박했고, 한국이 굴복한 모양새로 비치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리스크 보증능력이 없는 쿠르드 지방정부가 남발하는 약속을 믿고 선뜻 투자에 응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파병이 연장됨으로써 오히려 다른 아랍권 국가와 관계가 나빠져 중동지역 경제진출에 장애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라크 파병 연장 문제로 인해 대선 정국에서 이념논쟁이 심화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파병 연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찬성하고 나섰다. 정치권은 논쟁을 가열시켜 대선판을 어지럽히지 말고, 국회에서 차분히 논의해 자이툰 주둔 연장을 막아야 할 것이다.

2007-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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