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경찰청장이 지난 4월 말 고교 동창인 유시왕 한화 고문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경찰청 감사관실이 그제 밝혔다. 구속 수감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 이 청장은 지난달 4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사건 발생이후 한화 측과 단 한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 뒤 유시왕 고문이 이 청장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하자 뒤늦게 시인하더니 이번에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국회 증언이 허위였음이 거듭 입증된 것이다.
‘김승연 회장 사건’이 공개되고, 아울러 경찰 고위간부들이 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뒤로 경찰 내부에서는 이 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일선 경찰관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그러나 이 청장은 자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는커녕 해당 경찰관들을 징계하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내부 반발을 더욱 키웠다.
우리는 이 청장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흠이 발견된 이상 경찰의 명예와 조직 쇄신을 위해 자진 용퇴하는 것이 마땅한 몸가짐이라고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도 여태껏 이 청장이 자리에 연연하면서 또다른 추문을 확대재생산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택순 경찰청장은 이미 부하 직원들에게는 물론 국민에게도 신뢰를 잃었다. 즉시 청장 자리에서 물러나 더 이상 경찰 조직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이 이 시점에서 최상의 선택임을 깨닫기 바란다. 경찰은, 경찰청장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7-06-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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