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노는 엄마’/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노는 엄마’/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7-05-25 00:00
수정 2007-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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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을 끝낸 고학력자인 A씨는 아이가 생긴 뒤 직장을 그만뒀다. 그녀는 모친이 교사였기에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 어려울 때 엄마가 곁에 없었다는 게 트라우마였다.“내 아이는 그렇게 기르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학부모 모임이 있던 날, 직장 여성들은 세련돼 보였고, 지식도 많은 듯 비쳤다. 돌아오는 길에 초등학생 아이가 “엄마는 왜 집에서 놀아요. 창피하게….” 엄청난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고 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 후보가 전업주부를 ‘노는 엄마’로 지칭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다. 연간 가사노동 가치가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전업주부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초등학생의 눈은 세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남자 대학생 열명 중 아홉명이 직장을 가진 여성을 배우자로 삼고 싶다고 답했다.

A씨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국가·기업이 제도를 더 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엄마 박탈’을 가져오지 않는 직장생활이라면 당장이라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5-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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