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사 스트레스/황성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이사 스트레스/황성기 논설위원

입력 2007-05-09 00:00
수정 2007-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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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사를 했다. 가정을 꾸린 뒤로 몇번이나 이사를 했을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셈을 해봤더니 무려 15번이다. 매년 한 번꼴로 짐을 꾸리고 풀기를 되풀이했다. 지난 6년간은 그나마 3년씩을 두 집에서 살았으니 그 이전에는 11개월에 한 번씩은 이사를 다녔다. 누군들 자주 이사를 하고 싶겠냐마는 아이가 태어나 분가를 한다거나, 전근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옮겨야 했거나, 막상 이사를 해보니 회사까지 너무 멀었다거나 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했다. 사는 집이 제 집이 아니고, 혹은 어차피 다시 짐을 싸기로 예정된 집에는 도통 애착이 생기지 않았다. 그나마 3년씩 살았던 두 집은 정이 들었던 터라 떠나기 아쉬웠다.

지금 집은 서울 시내 한복판이다. 아침에 나서면 직장에 도착한 샐러리맨들로 가득한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아이들 웃는 얼굴, 푸른 나무를 보기 힘들긴 해도 회사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점 하나는 마음에 든다. 얼마나 오래 살지는 모르겠다. 집을 알아보고, 짐을 싸고 풀고 정리하는 이사 스트레스가 당분간은 없겠지 하며 새 집에 정을 붙이기로 해본다.

황성기 논설위원

2007-05-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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