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당 외면한 재·보선 민의 직시해야

[사설] 정당 외면한 재·보선 민의 직시해야

입력 2007-04-27 00:00
수정 200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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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그간 불패신화를 이어온 한나라당에 국회의원 1명, 기초단체장 1명 당선은 참패임이 분명하다. 공천 잡음 등 볼썽사나운 행태를 감안할 때 맞을 매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패배자가 과연 한나라당뿐인지는 다시 생각할 문제라고 본다.

먼저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5곳을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9개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무소속 당선자가 6명에 이른다. 간신히 나머지 지역을 차지한 한나라당을 비롯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노당, 국민중심당 등 정당 모두가 유권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당했다. 원인이 무엇이든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선거 과정에서도 정치권은 철저히 패배했다. 명색이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55개 선거구 가운데 14곳에만 후보를 냈고, 기초의원 1석을 건지는 데 그쳤다. 범여권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멀쩡한 당내 후보의 출마를 가로막는 자해 정치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고도 정세균 의장은 “평화개혁미래세력이 대통합을 위해 손잡으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는, 얼토당토않은 관전평이나 늘어놓았다. 김홍업씨 당선은 우리 정치가 여전히 지역패권정치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입만 열면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는 정치인과 정당들이 사실은 앞장서서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여기에 기대어 사익과 당리를 챙기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유권자들을 지역주의의 볼모로 삼고,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정치를 철저히 파괴한 것이다.

선거 이후 모습도 한심하다. 한나라당에선 패배책임론 뒤로 두 대선주자의 세 싸움이 한창이다. 열린우리당은 당 해체를 놓고 갑론을박을 시작했고,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며 희색이다. 제 자신 패배한 것조차 모르는 이들에게 어떻게 다음 정권을 맡길지 걱정이다.

2007-04-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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