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한나라, 조건없이 만나라

[사설] 靑·한나라, 조건없이 만나라

입력 2007-01-27 00:00
수정 2007-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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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은 이 나라 국정 양대 축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연설과 기자회견, 그리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은 대통령과 제1야당의 현실 인식과 진단, 처방의 현격한 차이를 목도했다. 민생만 해도 대통령은 그 어려움을 과거 정부의 유산으로 돌렸고, 강 대표는 현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개헌에 대해서는 아예 돌아앉은 채로 제 주장만 되뇌었다. 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은 이 시기에 어렵다.”고 했지만 강 대표는 “믿을 수 없다.”고 연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대통령이 사법개혁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하자, 한나라당은 사학법부터 재개정하자고 맞섰다.

주장만 있고, 대화가 없다. 정치는 실종됐고, 그 자리를 증오와 불신이 메우고 있다. 풍비박산 지경의 열린우리당은 이 와중에 신당 밑그림 그리랴, 집안 단속하랴 제정신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몇몇 대선주자들의 장밋빛 구호만 요란할 뿐 비판과 반대에 상응한 대안을 변변히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야당 또한 여당발 정계개편 움직임에 목을 빼고 있을 뿐 제 목소리를 잊은 지 오래다. 정치판이 이런데도 나라가 굴러가는 것이 마냥 신기할 정도다.

새해 벽두부터 대선에 몰두하는 여야의 행태는 직무유기다. 하루하루가 벅찬 대다수 국민에게 대선은 먼 훗날의 일일 뿐이다. 어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민생 등을 논의할 회담을 갖기로 절충을 벌이다 개헌 논의를 의제에 넣는 문제 때문에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지금 이 나라에는 개헌 말고도 사법개혁안부터 북핵, 대선관리 방안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머리를 맞댈 일이 쌓여 있다. 양측이 한 발씩 양보해 조건 없이, 대선이 아닌 국민을 위한 대화를 시작하길 간곡히 당부한다.

2007-01-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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