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벌어들인 사건 수임료 가운데 5000만원을 신고누락한 데 대해 어제 “난 속인 일 없다.”고 해명했다. 의도적으로 탈세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법원장은 세무사 사무실에서 수임료 명세를 옮겨 적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대법원장으로는 이례적이고 신속하게 직접 나선 기자회견에서 신앙인임을 걸고 결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7월 신고소득 중 10분의1가량되는 액수를 단순실수로 여긴다거나, 이번 일이 “증폭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한마디 말로 그냥 덮고 가는 것은 설득력이 모자라고 납득도 안 된다.
언론이 대법원장의 탈세의혹을 추적하던 지난해 11월 이 대법원장은 수임료 명세서를 던져놓고 탈세는 없다고 장담했다. 단돈 10원이라도 탈세하면 옷을 벗겠다는 단호한 대응에 많은 국민들은 그의 말을 믿었다. 한 달 이상의 자기검증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언론이 탈루 사실의 확인에 들어가자 3일에서야 부랴부랴 세금을 냈다. 이 대법원장은 “사법부 책임자이니까 무한대 검증해줘도 좋다.”고 하면서도 검증을 한 언론에 대해서는 “기분 나쁘다.”고 화살을 돌렸다.
의도하지 않은 탈세라 치더라도 사법부 수장이라면 얘기는 좀 다르다. 이 대법원장은 탈세의혹과 관련한 지난해 거취 언급에 대해 “그때는 몰랐으니 그렇게 얘기했다.”고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처럼 말을 바꿨다. 세금 한푼에 벌벌 떠는 서민들의 심정은 고사하고라도 사회정의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에 거는 신뢰의 추락에 대해서 안타깝게도 사죄 한마디 하지 않았다. 경위 설명과 유감 표명에 그친 해명에 대해 이것으로 됐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이 대법원장은 알았으면 한다.
2007-01-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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