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文 才/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文 才/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6-12-09 00:00
수정 2006-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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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 몇 편을 읽다가 무릎을 쳤다.‘…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당나라 시인 장적(張籍)의 ‘가을, 고향 생각에(秋思)’란 한시의 마지막 구절이었다. 인편을 통해 고향집에 편지를 부치면서 심부름할 사람이 떠나기 직전 할 말을 다 못 적었을까봐 다시 뜯어보는 심정을 읊었다.

글쓰기가 직업이지만 항상 핑계를 대며 지내왔다. 문재(文才)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쉽게, 충실하게 취재한 내용과 주장하는 바를 알리면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그러나 근래 들어 뭔가 허전했다. 글이 지면으로 나왔음에도 빠뜨린 게 있다는 느낌. 아는 사실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자괴감. 며칠 후 읽어보면 그 구멍은 더 커져 있었다.

월북 문학가 이태준은 저서 ‘문장강화(文章講話)’에서 “한가지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오직 한가지 말밖에 없다.”고 했다. 유일어를, 그것도 자기의 발견과 가공으로 새 말을 찾아내라고 충고했다. 그런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고향집(독자)에 부치는 편지를 다시 뜯는 정성이라도 쏟아야 할 것 같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6-12-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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