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청계천의 낮과 밤/ 진경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청계천의 낮과 밤/ 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입력 2006-11-09 00:00
수정 200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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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회사가 가까워 종종 찾는 청계천은 위안입니다. 수다스러운 개울이 일상에서 멍든 가슴을 간지럽히고, 결국은 피식 웃게 합니다. 청계천이 한여름 도심의 기온을 조금 낮춘다는데 시시콜콜한 일로 훅 달아오른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더 큽니다.

한데 이 청계천의 낮과 밤 표정이 언제부턴가 달라졌습니다. 낮엔 주변의 직장인과 관광객, 그리고 어르신들이 세대 구분 없이 뒤섞여 거닙니다만 밤엔 어림없습니다.10∼20대 연인들이 점령(?)합니다. 조명 은은하죠, 적당히 컴컴하죠, 분위기 잡아주는 풀섶 있죠…. 마음의 틈새를 비집기엔 제격인 겝니다.

세대별로 이용시간대를 정해 놓은 것도 아니건만 청계천은 이렇게 해높이에 맞춰 직장인의 휴식터에서 가족의 산책길로, 다시 연인의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시간이 좀 필요할까요. 세대 구분 없이 늦은 밤에도 10대 연인,60대 부부가 따로 또 같이 뒤섞여 거니는 청계천 풍경을 보려면 말이죠. 하긴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이 온종일 갇혀 있는, 건너편 을씨년한 종묘공원보단 그래도 한결 숨통이 트이긴 합니다만….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6-1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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