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효도/우득정 논설위원

[길섶에서] 효도/우득정 논설위원

우득정 기자
입력 2006-10-20 00:00
수정 2006-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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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란 부모님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인 것 같아.”1년여 전부터 폐암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고 있는 친구의 말이다. 그는 매일 저녁마다 병원을 찾아 아버지와 수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의사들이 아버지에게 좀더 친절하게 대해주고, 아버지가 친지들에게 이를 자랑삼는 것이 효도인 줄 알았단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자신에게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이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 이어진 한 선배의 효도 사례. 선배는 주초면 고향집에 홀로 사시는 구순의 노모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갈치 조림이 먹고 싶어 이번 주말에 찾아가겠다고. 전화를 끊자마자 노모는 불편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장터를 헤집고 다니며 아들 주말 밥상 준비에 들어간다. 남들은 홀로 사는 노친을 고생시킨다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수북이 담긴 밥 한그릇을 후딱 비우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그리 행복할 수가 없단다. 그래서 어떤 날에는 밥이 목구멍까지 꽉 찼음에도 한 그릇을 더 비운다나.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6-10-2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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