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거래소 감사도 ‘인사협의’ 하나

[사설] 靑, 거래소 감사도 ‘인사협의’ 하나

입력 2006-10-14 00:00
수정 2006-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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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선물거래소의 감사 선임을 둘러싼 청와대의 외압설로 또 시끄럽다. 권영준(경희대 교수) 감사후보추천위원장과 정광선(중앙대 교수) 추천위원이 이 일로 인해 동반사퇴하면서 공방은 확산되고 있다. 외압 파문의 실체는 차치하고 권부의 인사 개입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인사문제만큼은 부당하게 처리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큰소리친 정부에서 이런 일이 빈발하는 것은 더더욱 이해 못할 일이다.

더구나 거래소는 증권사 등이 100% 지분을 가진 민간 주식회사다. 독점적 성격 때문에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긴 했으나 지난 달부터는 이마저 해제됐다. 지분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정부의 간섭을 받을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재정경제부 차관이 중간에서 인선을 조율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것은 관치금융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 청와대가 민간기업 감사후보에 대해 ‘특정지역, 코드, 비재경부 출신’이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래 놓고 궁지에 몰리자 “인사협의” 운운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거래소는 지금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할 중대한 시기를 맞고 있다. 감사 공모제는 경쟁력 확보와 투명경영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거래소가 자율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적임자를 뽑으면 될 일을 권한도 근거도 없는 정부가 끼어들어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청와대는 외압설의 진상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 아울러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공모제도 이참에 투명·공정하게 운영해 주길 거듭 당부한다. 정권의 마음에 드는 후보가 낙점될 때까지 재차 삼차 공모할 바엔 공모제를 없애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2006-10-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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