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스크 수술중 사망하는 군 의료체계

[사설] 디스크 수술중 사망하는 군 의료체계

입력 2006-08-15 00:00
수정 200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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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병원에서 사병이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다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터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박모(21) 이병은 수술 중 동맥과 정맥이 끊어지는 바람에 과다출혈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보면 디스크 수술이 잘못돼서 하반신이 마비되는 경우는 드물게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생명을 잃을 확률은 0.001%도 안 된다는 것이다. 디스크치료 전문병원의 의사는 심지어 이번 사고를 “해외토픽감”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희귀한 사례라는 얘기다. 그런데 군병원에서 도대체 어떻게 수술했기에 사망사고로 이어졌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박 이병의 유족에 의하면 그는 신병훈련을 받다가 허리를 삐끗했다고 한다. 통증을 호소했는 데도 군측은 ‘꾀병’이라며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휴가를 이용해서 일반병원에서 진찰받고 수술 예약까지 해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군부대측은 “일반병원에서 수술하면 의병제대를 안 시켜 준다.”면서 군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했다는 것이다. 결국 전문성이 떨어지는 군의관이 무리하게 수술하다가 생사람을 잡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우리는 군 의료사고가 터질 때마다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촉구해왔다. 군인의 생명을 이렇게 가볍게 여기는 구태의연한 의료체계라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마음놓고 국가에 맡길 수 있겠는가. 군당국은 이번 사고의 진상과 과실 여부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아직도 사병들을 ‘실험용’쯤으로 여기는 군의관은 없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아울러 의무심사규정이 현실에 부합하는지, 군의관의 임상적 판단과 검증시스템, 의병제대 규정 등 군 의료체계 전반을 꼼꼼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2006-08-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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