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소태산과 매니페스토 운동/박맹수 원광대 원불교학과장

[토요일 아침에] 소태산과 매니페스토 운동/박맹수 원광대 원불교학과장

입력 2006-05-13 00:00
수정 200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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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다시 돌아왔다. 중앙이고 지방이고 가릴 것 없이 요즘 뉴스의 초점은 단연 5월말에 있을 지방선거이다. 후보자들과 정당에 대한 평을 묻는 여론조사 전화가 하루가 멀다 하고 집으로 걸려온다. 출퇴근길에도 온통 선거관련 풍경이 펼쳐진다. 곳곳에 걸려 있는 각 후보자들의 얼굴이 담긴 대형 현수막들이 운전자들의 시선을 모은다.

이번 선거는 종전의 선거와 상당 부분 다른 점이 눈에 뜨인다. 종전의 공약(公約) 대신에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매니페스토란 ‘정당이 내거는 정권공약’이란 뜻. 종래의 공약과 크게 다른 것은 구체적인 실천방안, 사업의 우선순위, 예산 내역까지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이 운동은 선거 전에 지역주민들과 각 후보자 사이에 매니페스토 발표를 통해 ‘성실한’ 약속을 하고, 당선 후에도 계약 내용 그대로 실천하는지를 주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매니페스토 운동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만 있다면 지역 주민들이 ‘선거 전에는 왕 대접, 선거 후에는 찬밥 취급’받는 잘못된 풍토는 당장 사라질 수 있을 것이며, 자치단체의 부패 사슬도 상당 부분 청산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주민들의 의식에 달려 있다. 건강하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깨어나야’ 한다.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지방권력’의 부정부패 척결도 결국은 주민들의 몫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특정지역의 경우 특정정당 출신 후보자가 내리 세 번 연속으로 자치단체장을 하는 사이 상당수의 자치단체들이 중병(重病)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주민이 뽑은 지방의회 의원이나 단체장이 주민을 ‘하늘’처럼 섬기기는커녕 오히려 제왕처럼 군림하고, 부정부패나 이권개입 등으로 단체장이 구속 수감되고,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선심성 예산집행으로 민원(民怨)의 대상이 되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됐다. 반면에 주민들을 ‘하늘’처럼 섬기며, 공정한 인사관리와 투명한 예산 집행, 열린 행정 등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자치단체는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물기만 하다.

왜 지방자치 실시 10년 만에 어두운 모습보다 밝은 모습이 적은 것일까? 자치단체장들이 본래부터 무능력하고 사심(私心)이 많아서일까? 무엇보다 한 표(票)를 쥔 주민들의 선거행태에 보다 더 많은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불교의 교조 소태산 선생은 일찍이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다.“어느 시대와 어느 나라에 종교와 정치가 없어서 다스리지 못하였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기관을 운용하는 구주(救主)를 만나지 못한 까닭이니라. 비유하여 말하자면 기차, 윤선(輪船), 비행기 등 모든 기계는 우리에게 무상한 편의를 주는 것이지마는 능히 그것을 운전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면 천만인이 구경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뇨. 그런 고로 좋은 종교도 있어야 하고, 좋은 정치도 있어야 하지마는 거기에다가 좋은 사람을 더하여 삼합(三合)이 맞아야 할 것이다.”(1928년 음력 6월26일의 법설) 여기서 소태산이 말씀한 종교와 정치, 구주에 대해 사족을 붙인다. 종교란 특정 제도종교가 아닌 근본이 되는 가르침 또는 훌륭한 가르침이란 뜻, 정치란 한 나라를 다스리는 온갖 제도를 망라한 것, 그리고 구주란 메시아라는 뜻보다는 ‘좋은 사람’에 더 가까운 뜻이다.

그러므로 소태산의 말씀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아무리 좋은 가르침과 제도가 있어도 그것을 선용(善用)할 수 있는 ‘좋은 사람’, 즉 ‘깨어있는 사람’들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뜻이 되겠다.2006년 5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매니페스토 운동! 그 성공의 관건은 바로 지역주민들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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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수 원광대 원불교학과장
2006-0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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