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맨(Man)/이목희 논설위원

[씨줄날줄] 맨(Man)/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6-02-16 00:00
수정 2006-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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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YMCA(기독교청년회)는 남성 위주 조직이고, 여성은 YWCA(여자기독교청년회)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면 된다는 인식이다.YWCA가 여성권익 단체인 것은 맞다. 명칭에서 나타나듯 조직 스스로 여성 중심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YMCA는 다르다. 남녀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단체로서 YWCA와 대칭점에 있는 기구가 아니다.

YMCA운동은 19세기 영국·프랑스에서 싹터서 전세계로 퍼졌다. 한국에서는 1903년 서울YMCA의 전신인 황성기독교청년회가 설립되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제약받던 시기여서 초기에는 남성이 주도한 게 사실이었다. 특히 YMCA란 영어명칭 중 M이 문제를 일으켰다.Men의 단수형인 Man이 두가지 뜻을 가짐으로써 혼란스러워졌다.Man은 남자를 가리키는 동시에 사람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서울YMCA는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1967년 헌장을 개정했다. 선거권·피선거권이 주어지는 총회원 자격을 ‘남자’에서 ‘사람’으로 고쳤다.

한국YMCA연맹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YMCA단체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서울YMCA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헌장개정 정신을 살리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회원의 60%, 자원봉사자의 90%가 여성인 상황에서 대의원격인 총회원을 모두 남성으로 채운 것이다. 각계의 비난이 쇄도하자 서울YMCA는 묘한 절충안을 내놓았다. 총회원 자격을 ‘사람’에서 ‘남성’으로 다시 고치되 예외적으로 위원회 소속 여성은 총회원이 될 수 있도록 한 안을 25일 총회에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울YMCA의 제안에 여성·시민단체들은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서울YMCA 성평등실현 시민사회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졌다.21세기 한국땅에서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자체가 부끄럽다. 교육·문화·체육단체로서 YMCA의 이미지가 얼마나 좋은가.Man을 어떡하든 ‘사람’에서 ‘남성’으로 좁히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희생과 봉사는 여성이 하고, 남성이 의결권을 갖고 군림하겠다는 뜻이 조금이라도 깔렸다면 옳지 않다. 혹시 단체의 재정·운영을 둘러싼 기득권 문제가 걸렸더라도 대승적으로 결단해야 한다.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뒤 대화로 푸는 게 순리라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6-02-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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