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 반발을 무릅쓰고 어제 노무현 대통령이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유감입장을 표명했다.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 행사를 집권여당 의원이 공개 비난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리는 이번 유 장관 내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 인사 내용의 잘잘못을 떠나 대통령과 여당이 정면으로 맞부닥친, 매끄럽지 못한 인사 절차가 우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이로 인해 당·정·청 사이에 빚어질 불협화음과 국정 차질, 그리고 차기 당권 및 대권을 둘러싼 집권세력의 과열경쟁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유 의원의 무리한 발탁을 보면서 노 대통령의 판단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열린우리당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청와대는 당의 의견을 들은 뒤 유 의원의 장관임명을 결정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었다. 당지도부와 5일 만찬간담회 일정까지 잡아놓았다. 그런데 내정 발표를 앞당김으로써 열린우리당을 섭섭하게 만들었다. 당·청간 분란을 스스로 야기한 형국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인선은 차기 당권과 대권 구도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대통령과 여당의 극렬한 갈등과 대립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본다. 복지부 장관으로서 유 내정자의 자질 여부는 지금 상황에서 어찌보면 부차적 사안이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과 여당의 각 계파가 이번 개각을 당권 및 대권과 연결짓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유 내정자의 개혁성을 발탁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그가 복지부 장관의 역할을 넘어 대선까지의 일정에서 적지 않은 정치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당내 반발을 무시하고 그를 발탁한 이유도 당내 대권 구도에 변화를 꾀하는 카드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는 이 점을 주목한다. 노 대통령은 줄곧 당정분리를 강조해 왔으나 이번 인선은 당내 문제에 적극 개입할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 하겠다. 통합과 안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여당의 당권·대권 조기가열에 따른 국정 표류가 걱정된다.
2006-01-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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