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지역 6개 고교의 학생 1707명이 엊그제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내용인즉 친구를 숨지게 한 폭력 학생들을 처벌해달라며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나선 초유의 일이다. 따지고 보면 학생들만큼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아는 이들은 없다. 교사도, 경찰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항상 학교폭력에 노출돼 있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집단 행동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재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학생들이 검찰로 달려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5일 충주의 한 고교 2학년 한모양은 ‘학교 가기가 무섭다.’라는 편지를 남기고 가출한 지 사흘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양은 중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또래 학생들의 진술도 잇따랐다. 하지만 경찰이나 학교 측이 학생들의 주장을 외면했다고 한다. 경찰은 한양을 괴롭힌 4명만 입건, 학교 측은 1명만 퇴학시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학생들은 분명 진정서에다 학교폭력 조직을 적시했다. 안이한 학교의 조치와 단순 사건으로 끝낸 경찰의 수사에 대한 학생들의 경고인 셈이다. 불만과 불신의 표출이기도 하다.
학교폭력 예방 장치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양의 피해도 사전에 몰랐지 않는가. 교육 당국은 학교폭력 건수의 급감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이 더 은밀해지고 흉포화되고 있다. 중·고교의 학교폭력에 치중하는 동안 초등학교는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와 가정·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좀더 애정을 갖고 학생들을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한양과 같은 사건도, 학생들의 집단행동도 없는 사회가 가능하다.
2005-11-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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