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군대 장교들의 빨래, 청소, 설거지 등 일상생활을 뒤치다꺼리 해주는 당번병은 일반 졸병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잡일이 다소 귀찮지만 힘든 사역이나 훈련에서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번병은 흔히 ‘따까리’로 비하해 불렸어도 아무나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가방끈’이 좀 길어 장교들의 말귀를 척하면 알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빽’도 동원됐다던가.
당번병이 장교들의 ‘사병(私兵)’화가 됐다고 요즘 논란이 분분하다. 어느 육군 장군의 당번병이 멸치를 잘못 보관해 장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 문제되면서부터다. 지난해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던 ‘허원근 일병 사건’에 이어 논란이 재연된 것이다. 흔히 당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잡일을 하는 병사는 여러가지다. 즉 ▲사단장 이상 고위 장성들의 관사에서 일하는 ‘공관병’▲소·중대장 밑의 ‘전령’등이다. 여기에다 골프장으로 장교를 모시고 간 후 기다리는 운전병도 따까리에 속한다.
통일신라시대 말기나 고려시대 무신정권때 귀족이나 신하가 권력의 기반으로 양성한 병사를 사사로운 군대라고 해서 사병이라고 했다. 군 장교들의 시중을 드는 병사를 옛날의 사병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지만 일하는 내용을 보면 그렇게 불릴 만도 하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당번병들은 청소는 물론 이삿짐을 날라주거나 장교들의 논문을 대필하고 자녀들의 과외공부도 맡았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이런 것도 많이 준 모양이다.
중국 위나라의 오기(吳起)는 장군이 되어서도 병졸들과 똑같은 옷과 음식을 먹고 군량도 몸소 나르며 고생을 같이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기의 군대는 “탈주하거나 배반하는 병사가 없는 군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기는 못 되더라도 장교는 국방의무 수행중인 병사의 서비스를 겸허하게 받아야 한다. 자녀 과외공부 등은 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센터’를 군은 참고할 만하다. 이 센터는 임직원들이 주민등록 등본을 떼는 등의 잡일을 하느라 일터에서 떠나지 않도록 처리해준다. 빨래와 청소 등은 당번병 등이 맡도록 하되 군 서비스센터를 세워 그밖의 잡일을 일괄적으로 공식 처리해주면 어떨까.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당번병이 장교들의 ‘사병(私兵)’화가 됐다고 요즘 논란이 분분하다. 어느 육군 장군의 당번병이 멸치를 잘못 보관해 장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 문제되면서부터다. 지난해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던 ‘허원근 일병 사건’에 이어 논란이 재연된 것이다. 흔히 당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잡일을 하는 병사는 여러가지다. 즉 ▲사단장 이상 고위 장성들의 관사에서 일하는 ‘공관병’▲소·중대장 밑의 ‘전령’등이다. 여기에다 골프장으로 장교를 모시고 간 후 기다리는 운전병도 따까리에 속한다.
통일신라시대 말기나 고려시대 무신정권때 귀족이나 신하가 권력의 기반으로 양성한 병사를 사사로운 군대라고 해서 사병이라고 했다. 군 장교들의 시중을 드는 병사를 옛날의 사병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지만 일하는 내용을 보면 그렇게 불릴 만도 하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당번병들은 청소는 물론 이삿짐을 날라주거나 장교들의 논문을 대필하고 자녀들의 과외공부도 맡았다고 한다. 지금은 거의 이런 것도 많이 준 모양이다.
중국 위나라의 오기(吳起)는 장군이 되어서도 병졸들과 똑같은 옷과 음식을 먹고 군량도 몸소 나르며 고생을 같이했다. 그래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기의 군대는 “탈주하거나 배반하는 병사가 없는 군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기는 못 되더라도 장교는 국방의무 수행중인 병사의 서비스를 겸허하게 받아야 한다. 자녀 과외공부 등은 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부 대기업이 운영하는 ‘비즈니스 서비스센터’를 군은 참고할 만하다. 이 센터는 임직원들이 주민등록 등본을 떼는 등의 잡일을 하느라 일터에서 떠나지 않도록 처리해준다. 빨래와 청소 등은 당번병 등이 맡도록 하되 군 서비스센터를 세워 그밖의 잡일을 일괄적으로 공식 처리해주면 어떨까.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11-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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