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논리와 감정/이상일 논설위원

[길섶에서] 논리와 감정/이상일 논설위원

이상일 기자
입력 2005-09-13 00:00
수정 2005-09-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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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관에 근무하는 어느 뱅커는 나이가 들면서 책을 볼 때는 평상시 안경을 벗고 돋보기 안경을 썼다. 또 몸 여기저기가 아파 약을 먹어야 할 경우도 잦아졌다.

그는 “눈이 어두워져 가까운 것도 마음대로 볼 수 없고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기 어렵게 가끔 아픈 것은 그만큼 덜 보고 덜 움직이라는 자연의 신호”라며 “한창 때처럼 모든 것을 다 보려 하고 열심히 움직이려고 하면 탈이 나거나 급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당하게 보고 움직이면서 대충 넘어가고 눈감아주고 활동성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부모님이 여기저기 아프다며 이런저런 약을 한꺼번에 드시는 것을 보면 ‘참으셔야지. 저렇게 약으로 해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해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자신이 그런 통증과 불편을 당하는 나이에 이르니 그는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또 보고 싶은 것이 안경을 끼고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다 어쩌다 다리가 결려 뛰기도 어려울 경우에는 마음이 아주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가 정말 극복해야 할 것은 생각과 몸의 불일치가 아니라 논리와 감정의 불일치인 것 같았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09-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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