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의 출현은 기업가를 흥분시킨다. 기업이 크게 성장하거나 신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많은 기업이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의 등장으로 열리고 있는 한국의 이동방송 시장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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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길 티유미디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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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방송 시장은 기존 방송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으로 볼 수 있다. 기존 TV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수상기가 있는 곳으로 방송시간까지 이동해야 했다. 반면 이동방송은 휴대형 수신기로 시청할 수 있다. 방송의 공간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런 이동방송 시장의 파급 효과는 과거 라디오, 텔레비전, 케이블·위성방송, 인터넷 등 신규 미디어가 등장할 때 미쳤던 영향력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이동방송이 미칠 수 있는 파급 효과는 크게 경제적인 것과 사회·문화적인 것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경제적인 효과는 이동방송으로 인해 유관 산업들이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이동방송은 기존의 휴대전화, 노트북,PDA 등과 결합돼 다양한 형태의 단말기를 생산해낼 수 있다. 실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이동방송 서비스인 DMB의 단말 내수시장이 2010년에는 1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중계기, 계측기, 부품업체 등 장비산업도 동반 성장할 것이 자명하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도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매체와는 다른 이동방송에 합당한 콘텐츠들이 새롭게 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따른 고용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ETRI에 의하면 DMB 서비스로 인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연인원 16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도 클 것이다. 방송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정보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인터넷 등은 접속 및 이용법이 어려워 연령별·계층별 정보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이동방송은 개인형 매체로서 정보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정부가 무료로 제공키로 한 지상파DMB는 보편적 서비스로 정보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방송은 새로운 사회 안정망의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휴대형 단말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수신이 가능하므로 재난방송으로서 효용이 크다. 특히 위성을 통해 방송을 수신하는 위성DMB의 경우, 재난시 야외에서도 방송을 효과적으로 시청할 수 있다.
이동방송은 지방화 시대를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서비스되는 지상파DMB의 경우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알리는 홍보매체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방송 시장이 이처럼 수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지만 그 미래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무엇보다 수많은 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미 위성DMB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조만간 지상파DMB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무선인터넷인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돼 옥외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방송 이용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DVB-H, 미디어플로(Media-Flo) 등 또 다른 이동방송 기술들이 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미디어가 똑같은 수익 모델로 유사한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경쟁으로 인해 이동방송 산업 자체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산업을 규제하는 정부 당국은 각 매체의 성격을 살려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사업자 또한 무조건적인 경쟁보다는 각자의 특징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영길 TU미디어 사장
2005-08-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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