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국에 격랑이 일고 있다. 어제 우정민영화법안이 부결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면서 이제 일본은 다음 달 11일 총선을 새로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당장 집권 자민당의 분열사태를 점치는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고 고이즈미 총리의 입지 약화와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집권을 예상하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우정민영화법 부결이 고이즈미 총리의 독주에 대한 반발과 자민당 내 파벌간 갈등에서 비롯된 데다 법안에 반대하거나 기권한 자민당 소속 참의원과 중의원 81명의 재공천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자민당의 분열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문제는 집권 자민당이나 야당인 민주당 모두 총선 득표전략으로 우경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고이즈미 총리가 8월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는 지금 재임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마이니치 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은 37%에 불과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0%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중·일, 북·일 관계 등 외교문제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결과다. 때문에 국내의 낮은 인기를 만회하고 여론을 결집할 목적으로 그가 우경화의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역시 이런 시류에 편승, 보다 오른쪽으로 이념좌표를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2차대전 패전일을 맞아 일본 우파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시점에 총선이 실시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총선 과정은 물론 총선 이후 펼쳐질 일본의 우경화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달 말 재개될 6자회담에 일본의 정국상황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05-08-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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