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8월말 발표될 부동산대책에 서울 강남과 인접한 지역에 수십만평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북 개발만으로는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수요을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수요억제 위주의 반시장 정책에서 공급 확대를 통한 수요 충족이라는 시장논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미니 신도시 건설은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먼저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입지가 마땅치 않다. 서울공항은 군사적 필요성 때문에 택지 개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났다. 또 다른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도 광주와 하남은 상수원보호구역 및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어서 환경론자들의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게다가 강남 주변지역은 이미 땅값이 오를대로 올라 부지 매입에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될 뿐 아니라 판교신도시 때 경험했듯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변 집값만 들쑤시게 된다. 자칫하다가는 공급 효과는커녕, 간신히 고삐를 잡은 집값 안정세에 투기 불씨를 지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당초 계획대로 보유세 강화 등을 통해 투기요인을 철저히 차단하는 한편, 강북 개발과 판교신도시 건설을 서두르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본다. 그러고도 강남권의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줄어들지 않으면 미니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보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지난 2년여 동안 집값, 땅값 폭등으로 우리 경제는 엄청난 부담을 떠안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정 사이에 조율되지도 않은 미니 신도시 건설계획을 터뜨린 것은 잘못이다. 세심한 접근을 촉구한다.
2005-07-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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