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문희상·강금원/김경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희상·강금원/김경홍 논설위원

입력 2005-05-19 00:00
수정 2005-05-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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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몇 대통령 측근들이 구설수에 올랐다. 이광재 의원이 ‘유전개발 의혹’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의장이 출처가 불투명한 5억원의 돈으로 채무를 갚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씨는 배임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뒤 6개월 만에 특별사면을 받았다. 문 의장이나 이 의원, 강씨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들이다.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쏟는 것이나 이들이 자부심을 갖는 것은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운영이 개입된다면 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보여주는 의리나 측근들의 처신은 과거시절에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최근 한 월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문 의장은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 때 2000만원을 준 한 사업가의 아들을 청와대 직원으로 취직시켰고, 비서실장에서 물러났을 때는 고급승용차까지 제공받았다고 한다. 살고 있는 집도 지인의 것으로, 무상으로 살고 있다 한다. 문 의장측은 사업가의 아들은 경력이 충분해서 데려다 쓴 것이고, 승용차도 나중에 4000만원을 주고 인수했다고 해명했다. 집도 부도가 나서 경매에 넘어가자 친구들이 모금해서 경매낙찰을 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인이 많은 것은 문 의장이 살아오면서 베푼 덕이 많았거나 인간적인 매력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위에 있었다면 오히려 거절했어야 할 문제였다.

강금원씨는 특별사면 후 “맹장수술한다고 배를 쨌다가 맹장이 이상하지 않으니까 여드름을 짠 격”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문 의장도 “그 사람 입장에선 억울할 것”이라고 옹호하다가 최근에는 “강씨는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하는 사람중에서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그래도 자기네들끼리 북치고 장구친다는 지적을 받는 판에 다른 중소기업가들은 깨끗하지 않다는 얘기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정권이 내세우는 개혁은 주도세력들의 도덕성과 엄격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주변인사들의 구설은 “빚이 많으면 무덤덤하고, 이가 많으면 가려운 줄 모른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2005-05-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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