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정신질환 척도/심재억 문화부 차장

[길섶에서] 정신질환 척도/심재억 문화부 차장

입력 2005-01-29 00:00
수정 2005-01-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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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적 문제가 많은 사회일수록 풍족하고 안정된 사회라고 전제하고, 정신질환의 유형과 발병도로 한 사회의 완성도를 재는 방식을 ‘정신질환 척도’라고 한다. 실제로 빈곤이나 재난, 전쟁을 겪는 나라에서는 정신질환의 요인이 훨씬 많지만 정신질환을 쉽사리 문제시하지 않는 역설이 존재한다. 우리라고 다를까. 먹고 살기 어려웠던 지난날, 요새 말하는 ‘스트레스’나 ‘히스테리’는 문제도 아니었다.

이와 관련,“한 나라 국민 전체의 신경을 안정시키고, 유지하려면 본질적인 불행이나 불안, 실제적 공포가 필요하다.”고 한 프랑스 작가 에밀 시오랑의 성찰은 시사적이다. 다소 파시즘적 해석이지만 ‘정신질환 척도’의 근거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가.

의사들은 “많이 나아졌지만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신경·정신과를 찾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그 말에서 보듯 지금 우리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요족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절대 평화’,‘절대 풍요’를 말할 계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계층의 씀씀이는 정신질환이 많은 나라를 앞선다. 너무 요족하면 병들기 쉽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까.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2005-01-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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