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전·현직 대통령의 ‘포옹’/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오늘의 눈] 전·현직 대통령의 ‘포옹’/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입력 2004-12-13 00:00
수정 2004-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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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노벨평화상을 받던 지난 10일 서울에서도 조촐한 만찬이 베풀어졌다. 국민의 정부에서 장·차관, 수석비서관을 지낸 110여명이 4년 전 그날 같은 장소에 섰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만찬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듯했다.3시간 15분간 이어진 만찬 내내 화합과 포용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났다. 무엇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한 뿌리임을 읽을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 내외를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이해찬 총리, 이한동·김석수 전 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등과 자리를 함께한 DJ와 이희호 여사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두 내외는 한 사람씩 건배사를 할 때마다 수줍음과 상기된 표정을 번갈아 지었다.DJ의 고난에 찬 인생 역정, 국민의 정부 업적 등을 소개하면서 하나같이 ‘만수무강(萬壽無疆)’을 빌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총리는 국민의 정부 공이 90%라면, 나머지 10%는 참여정부가 완성할 몫이라고 말해 정책을 승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김 전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같은 날 오후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을 동교동 사저로 보내 노벨상 수상 4주년 축하 인사를 미리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부의 대북정책이 옳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찬에서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건배사가 백미(白眉)였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포용’정책을 ‘포옹’정책으로 해석해 DJ를 여러 번 껴안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DJ에 대한 평가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건배를 선창했다.2005년은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된다. 내년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 기념식엔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자리를 함께 했으면 한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2004-12-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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