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려면/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열린세상]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려면/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입력 2004-08-06 00:00
수정 200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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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수출은 7월까지 38% 증가하여 지난 80년대 이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우리나라의 수출호조는 중국이나 일본,대만 등 경쟁국과 견주어도 자랑할 만하다.중국의 수출증가율은 1999년 이후 매년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36%로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했다.또한 일본은 22%,대만은 26% 증가하여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에 비해 크게 낮다.

그러나 정작 고무되어야 할 수출업계는 최근 한국은행의 수출 체감경기지수(BSI)의 급락에서 나타난 것처럼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표정이다.고유가의 지속,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수출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미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금년의 4.25%에서 내년에는 3.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밖에도 반도체,휴대전화,LCD 등 주요 IT 제품의 경쟁심화 및 단가하락,중국의 긴축정책 등 호조세 유지를 불안케 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수출 호조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 과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수출구조의 경기적 요소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우리나라의 수출구조는 5대품목의 비중이 45%를 차지하고,5대기업의 비중이 32%에 달하는 등 일부 품목의 경기 사이클에 의하여 전체 수출경기가 좌우되는 단점이 노출되고 있다.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망 수출상품의 발굴과 함께 중소 부품기업의 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중소 부품기업의 육성은 수출로 번 돈이 국내 투자와 소비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회복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수출기업의 경쟁력 제고이다.우리 수출기업은 저비용의 중국과 고효율의 선진국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또한 그동안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는 IT제품에서도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휴대전화는 2년,노트북 PC는 3년에 불과하며 그나마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수출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노사관계의 불안해소,획기적인 규제 완화와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통해서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투자부진을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FTA의 체결확대를 통해 기존시장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BRICs에 대한 진출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한·싱가포르에 이어 한·미,한·아세안 사이의 FTA 추진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기반마련에 힘써야 한다.또한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 등의 성장잠재력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향후 수출확대에 관건이 될 것이다.금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이들 세 나라에 대한 수출도 40%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나라들과의 상호협력을 통해 시장진출의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환율안정을 도모해 나가야 한다.최근 환율의 불안정으로 수출기업들이 저비용 경쟁국 기업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불리함이 없지 않다.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적정환율이 1180원내외로 현재 환율 1160원대에 비해서 오히려 높다.따라서 추가적 원화절상이 중소기업의 해외이전과 도산을 가속화시키지 않도록 환율의 안정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복합무역의 지속적인 추진이다.운수,여행 등 서비스수지는 금년 상반기중 3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여 상품무역을 통해 애써 벌어들인 외화가 서비스무역을 통해 소리 없이 빠져나가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상품무역과 서비스 무역을 동시에 아우르는 ‘복합무역’전략을 통하여 물류,관광 등의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수출로 연결시켜야 한다.

한 나라의 경제를 이끄는 성장 동력은 내수와 수출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두 성장의 엔진이 원활히 작동해 나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그러나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엔진이 거의 멎어 있는 반면에 수출에 의해서 그나마 성장을 의지하고 있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현 상황에서는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지만,우선 수출엔진이라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2004-08-06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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