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부부여행/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부부여행/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07-06 00:00
수정 200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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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특히 노부부를 많이 만난다.관광지를 둘러보면서 노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모습이 정겹다.차림새도 소박하다.대신 안내 책자와 메모지는 꼭 갖고 다닌다.가이드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깨알같이 적는다.역사학도가 고적지를 답사하는 것처럼 진지하고 학구적이다.

몇해 전 로마에서 70대 후반의 미국 출신 노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시내 중심가의 허름한 호텔에 함께 묵었다.연금을 쪼개 2∼3년에 한 번씩 해외 여행을 한다고 자랑했다.이들 역시 배낭 2개가 짐의 전부였다.샤워 시설은 공동으로 이용하고,빨래도 손수 해결하니 돈 들 일이 없다고 했다.한적한 식당에서 식빵과 우유 한 잔으로 아침을 때우는 모습에서도 행복감이 느껴졌다.

우리는 어떤가.한 해 수백만명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그러나 소박함과는 거리가 멀다.놀자판이 많다.골프여행도 그렇고,짐 보따리도 작지 않다.부끄러운 일들이다.모처럼 친구와 부부동반으로 강원도를 다녀오면서 20∼30년 후 모습을 그려봤다.로마에서 만났던 그들처럼 부부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까.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2004-07-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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