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는 샤일록이라는 고리대금업자가 등장한다.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고 한달 안에 갚지 않으면 1파운드의 생살을 베어낸다는 계약으로 악랄한 사채업자의 대명사가 됐다.
신용불량자 400만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생존법은 전화 한통으로도 현대판 샤일록과의 계약을 가능케 한다.
사채업자의 배후에는 더 지독한 전주가 있다.19일 한 사채업자의 전화를 받았다.그는 ‘야반도주하는 사채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본지 기사(5월19일자)를 업자들 끼리 돌려봤다고 했다.그는 전주가 더 지독하다면서 “사채업자들의 감금,폭력,납치,신체포기 요구 등 무자비한 불법 채권추심 행위 뒤에는 전주들이 있다.”고 항변했다. 전주-사채업자-소비자로 구성된 먹이사슬에서 결국 희생양은 서민이라는 점을 업자들도 인정했다.전주들이 1부를 부르면 사채업자는 2부,3부를 챙긴다.
사채업계 주변을 취재하면서 카드사와 정부에 서민은 ‘만만한’상대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내수를 진작한다는 명목으로 정부는 카드 사용을 장려하지 않았던가.그래서 한도를 대폭 늘렸다가,연체자와 신용불량자의 양산이 문제가 되자 별안간 한도를 축소했다.
하루아침에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진 연체자들이 사채업자를 찾은 건 어쩌면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사채업자도 돈이 떼이면서 전주를 피해 숨어버리는 현실이다.
20일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한 배드뱅크가 공식 출범했다.원금 3%만 갚으면 신용불량자 딱지를 뗄 수 있다.그러나 발빠른 사채업자들은 벌써부터 현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신불자들이 3%의 선납금을 빌리기 위해 사채업자를 찾는다면,13% 이상의 선불이자를 고스란히 남길 수 있어서다.서민들이 사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길은 있는 것일까.
안동환 사회교육부 기자 sunstory@˝
신용불량자 400만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생존법은 전화 한통으로도 현대판 샤일록과의 계약을 가능케 한다.
사채업자의 배후에는 더 지독한 전주가 있다.19일 한 사채업자의 전화를 받았다.그는 ‘야반도주하는 사채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본지 기사(5월19일자)를 업자들 끼리 돌려봤다고 했다.그는 전주가 더 지독하다면서 “사채업자들의 감금,폭력,납치,신체포기 요구 등 무자비한 불법 채권추심 행위 뒤에는 전주들이 있다.”고 항변했다. 전주-사채업자-소비자로 구성된 먹이사슬에서 결국 희생양은 서민이라는 점을 업자들도 인정했다.전주들이 1부를 부르면 사채업자는 2부,3부를 챙긴다.
사채업계 주변을 취재하면서 카드사와 정부에 서민은 ‘만만한’상대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내수를 진작한다는 명목으로 정부는 카드 사용을 장려하지 않았던가.그래서 한도를 대폭 늘렸다가,연체자와 신용불량자의 양산이 문제가 되자 별안간 한도를 축소했다.
하루아침에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진 연체자들이 사채업자를 찾은 건 어쩌면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사채업자도 돈이 떼이면서 전주를 피해 숨어버리는 현실이다.
20일 신용불량자를 구제하기 위한 배드뱅크가 공식 출범했다.원금 3%만 갚으면 신용불량자 딱지를 뗄 수 있다.그러나 발빠른 사채업자들은 벌써부터 현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신불자들이 3%의 선납금을 빌리기 위해 사채업자를 찾는다면,13% 이상의 선불이자를 고스란히 남길 수 있어서다.서민들이 사채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길은 있는 것일까.
안동환 사회교육부 기자 sunstory@˝
2004-05-2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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