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恐癌症/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恐癌症/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04-05 00:00
수정 2004-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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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남편이 안 보인다.거실을,화장실을 둘러봐도 없다.아이들 방에서 가는 불빛이 새 나온다.컴퓨터 화면이 켜져 있고,남편은 그 앞에 엎드려 잔다.두 아이는 세상 모르고 곯아 떨어졌다.순간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온다.남편은 요즘 예전같지 않았다.말수가 적어졌고,조그만 일에도 곧잘 짜증을 냈다.남편 옆으로 조용히 다가갔다.화면에는 암에 관한 정보 창이 여러 개 깔려 있었다.무슨 암이라도 걸린 것일까.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인기척 없이 방을 빠져 나왔다.

남편은 언제 왔는지 옆자리를 지켰다.하지만 아침 식탁에서도 그는 말이 없다.잠을 설친 탓에 피곤한 기색만 역력해 보였다.“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고 싶었으나,입안에서만 뱅뱅 돌았다.남편은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회사로 떠났다.하루종일 불안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전화 벨소리만 울려도 덜컥 겁이 났다.그런데 남편이 환한 얼굴로 일찍 귀가했다.“조직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좋아했다.그제서야 까닭을 알았다.한 친구가 들려준 경험담이다.‘암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으면 좋겠다.

오풍연 논설위원˝

2004-04-0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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