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재신임 - 총선 연계 바람직하지 않다/윤성이 경상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시론] 재신임 - 총선 연계 바람직하지 않다/윤성이 경상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입력 2004-03-12 00:00
수정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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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과가 대통령 신임문제와 연계된다면 국회의원 선거가 갖는 본래의 목적과 의미가 필연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이번 17대 총선부터는 1인2표제가 도입되어 유권자들은 후보와 정당에 대해 각각의 투표를 행사하게 된다.비례대표 의원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 도입은 여러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선거구당 1명만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도 하에서는 민주노동당과 같은 군소정당들의 의회진출이 거의 불가능하였으나 1인2표제가 도입됨으로써 이제는 의석확보의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또한 정당투표의 도입으로 정당의 지지율이 의석수로 직접 반영되어 정당정치가 확립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지후보와 지지정당을 각각 선택하여야 하는 두 번의 어려운 결정을 요구받게 되었다.그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유권자들이 지지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채 무당파층으로 남아있다.정당투표를 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가뜩이나 지지정당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대통령은 17대 총선 결과와 본인의 재신임을 연계시키겠다고 선언하였다.이래저래 우리 유권자들은 몹시 힘든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대통령은 애초 생각하였던 국민투표가 위헌적 요소로 인해 불가능해지자 총선과의 연계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하였다.이제 4월의 국회의원 선거는 국민의 대표를 뽑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과연 총선의 결과가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인가.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을 본래의 국회의원 선거로 받아들어야 할지 아니면 또 다른 대통령 선거로 생각하여야 할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본래의 국회의원 선거라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이 우선적인 판단기준이 되어야 마땅하지만,총선결과가 대통령 신임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후보자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투표의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을 선출할 것인지 대통령을 재신임할 것인지가 고민인 것이다.총선결과가 대통령 신임문제와 연계된다면 국회의원 선거가 갖는 본래의 목적과 의미가 필연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정당투표 부분만을 갖고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면 최소한 지역구 의원 선출과 대통령 재신임 문제 사이에 생기는 혼란은 피할 수 있다.그러나 이 역시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대통령 재신임에 관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다수이나 재신임 투표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되었다고 하면서도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대통령이 임기 도중에 그만두었을 경우 예상되는 극심한 정치적,경제적 혼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반영되었다고 본다.정당투표를 재신임과 연계하게 되면,불필요한 혼란을 원치 않는 많은 유권자들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17대 총선 결과를 재신임과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선거결과나 재신임 여부와 상관없이 총선 후 정국이 안정보다는 더욱 극단적인 대립과 혼란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만약 열린우리당이 승리하여 대통령이 재신임 받는다 하여도 과연 대통령 직까지 건 올인 선거의 결과를 야당이 순순히 승복할 것인가? 결코 기대할 수 없는 대목이다.총선결과가 대통령의 재신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이미 많은 외신들이 대통령 탄핵발의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하고 있다.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정치적,경제적 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총선결과와 대통령 재신임 연계는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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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이 경상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
2004-03-1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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