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의료계 경영평가 기준 마련 시급/민도영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 연구원

[발언대] 의료계 경영평가 기준 마련 시급/민도영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 연구원

입력 2004-02-25 00:00
수정 200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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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시장 개방이 주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국내 의료 시장 환경을 살펴볼 때 도하 개발 어젠다(DDA)에 따라,빠르면 2005년부터 해외 의료 기관들에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의료 시장 개방 자체가 우리 의료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이미 국내 의료 시장은 우루과이 라운드(UR) 당시 개방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의료 시장 개방보다 중요한 변수는 ‘병원의 영리 법인화’다.그동안 외국 병원들이 들어오지 않은 것은,비영리 법인 체제하에서는 ‘과실 송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수익을 내더라도 본국으로 가져갈 수 없다면,어려운 국내 시장 환경 하에서 병원을 운영할 외국 병원은 전무하다.

최근 세계적인 신용 평가 기관인 피치 레이팅사는 “한국 의료 기관 평가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평가 기관이 관심을 안 보인다는 것은 외국 병원들이 우리 의료 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의료 기관들은 ‘평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특히 ‘의료의 질’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일본 역시 수년간에 걸친 의료 제도 개혁 논의 중 ‘의료의 질’ 평가에 대한 의사들의 신경질적 반응이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그러나 최근에는 의료 기관 경영자에게도 효율화·현대화가 요구되고,규제로 보호되어온 시장에 경쟁 원리가 도입되기 시작했다.따라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자금 수요 역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피치사는 지난해 5월 일본의 ‘병원 신용 등급 기준’을 공표했다.

그동안 일본 의료계 역시 ‘의료의 질’에 대한 평가에 집착해왔기 때문에 ‘경영’에 대한 피치사의 평가에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현재 일본 의료계는 ‘경영 평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의료의 질’ 외에도 ‘경영’과 ‘마케팅 능력’ 등에 대한 평가를 통해 병원의 자금 조달 수단이 다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병원들의 건전한 경영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환자 수준에 맞는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의료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의료의 질’에 대한 평가 역시 무척 중요하다.그러나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질의 유지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병원의 경영 내용을 평가하기 위한 신용,마케팅 등 신뢰성 높은 정보 공시 제도가 시급히 준비되어야만 한다.싱가포르의 의료 기관들이 증시에 상장을 하는 것도,경영 평가 기준을 전제로 하고 있다.의료 시장에 대한 개혁을 하려고 해도 우리 시장에 맞는 경영 평가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일본처럼 지지부진한 의료 시장 개혁을 답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도영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 연구원˝
2004-02-2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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