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어쩌나

통신업계 어쩌나

입력 2009-08-04 00:00
수정 2009-08-0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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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2·4분기 전례 없는 마케팅 전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된 상황에서 투자와 요금인하 압박이 거세다. 통신회사들은 “투자여력이 없고, 요금인하 주장도 논리적인 하자가 있다.”고 반박하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외진출이나 신성장동력 창출에 대한 고민 없이

가입자만 많이 확보하면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안이한 자세가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높다. 가장 큰 압력은 이동통신요금 인하 요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원은 지난달 29일 비슷한 통화량을 보이는 15개국의 통신요금을 비교해 우리나라의 음성통화 요금이 분당 0.1443달러로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15개국 중 요금 비싸” vs “단순비교 무리”

이통사들은 “각국의 요금체계 및 과금체계, 이용자 수 합산 방식이 달라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의 통신요금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우리나라만 올랐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2004년 이후 기본료와 통화료를 단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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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특히 이번 발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통신비 20% 인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강하게 밀고 있는 ‘친서민정책’의 상징적인 조치로 통신요금 인하가 꼽히지나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가계지출에서 통신비 비중은 4.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99%보다 크게 높다.

●방통위 “IPTV 투자활성화 노력 미흡”

경고투자 압력도 거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을 대상으로 2분기 인터넷TV(IPTV) 투자 실적을 보고받은 데 이어 이달 중순까지 투자 실적에 대한 현장 실사를 벌일 방침이다. 미디어법이 통과돼 방송·통신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지지부진한 IPTV가 실적을 내줘야 명분이 선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통신업계 최고경영자들에게 “IPTV가 당초 계획했던 가입자 확보에 못 미친 데다 투자 활성화나 우수 콘텐츠 개발 노력도 미흡하다.”고 경고했다.

방통위는 또 최근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초고속 휴대인터넷) 투자 이행 조사를 마쳤는데, 이행실적이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조만간 상임위원들에게 투자 이행 미흡 내용을 보고하고, 제재 방법 등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 뺏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통신사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34억원, 당기순이익은 3116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1.9%, 1.6%씩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은 9486억원이나 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LG텔레콤도 2분기 영업이익(581억원)과 순이익(383억원)이 전분기 대비 각각 59.3%, 43.3%나 줄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9-08-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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