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에 항공업계 ‘비상’…中노선 중단 잇따라

신종코로나 확산에 항공업계 ‘비상’…中노선 중단 잇따라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1-28 15:26
수정 2020-01-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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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빨간불’…승무원 등 감염 우려에 전 노선 마스크 착용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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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채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마스크 쓴 채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국내 네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이 입국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를 현행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2020.1.2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항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에어서울을 비롯한 일부 항공사는 아예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작년 일본 불매 운동으로 중국과 동남아에 눈을 돌렸던 항공사들은 올해 중국 지역의 노선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했으나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당장 중국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국내 여행객의 중국 노선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여행사 물량이 있어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설 연휴 기간 탑승 현황으로 짐작했을 때 30∼40% 이상의 (중국 노선) 승객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은 항공사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은 아시아나항공 19%, 제주항공 15%, 대한항공 13%, 티웨이항공 4% 등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3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었으나 2019년 11월에는 중국인의 비중이 35% 수준”이라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 감소 폭이 (사스 유행 때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도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지원책 마련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에어서울이 국내 항공사 중에서 처음으로 인천∼장자제(張家界),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은 오는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하고, 무안∼싼야(三亞) 노선은 2월부터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며, 진에어는 다음달 2일부터 제주∼시안(西安) 노선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도 중국 노선의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항공사마다 중국 노선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해 여객 수요 급감과 노선 중단, 환불 수수료 면제 등으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올해 항공사의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항공사 내부에서는 객실 승무원 등 종사자들의 ‘우한 폐렴’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도 커진 상태다.

특히 객실 승무원의 감염병 노출 위험이 심각한데도 대부분의 항공사가 승객의 불안 조성 이유로 중국 노선만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국토부는 이날 모든 항공사에 객실 승무원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국토부는 또 전날 항공사 조종사단체 등이 비행 근무 전 음주 측정에 대한 위생 우려 등을 제기함에 따라 이를 받아들여 항공 종사자 음주 여부 검사를 일시 중지하되 감독관을 통해 음주 여부를 불시 점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운항훈련원은 시뮬레이터 훈련시 착용하는 산소마스크 역시 감염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이날부터 훈련시 산소마스크를 직접 착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편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을 귀국시킬 전세기에 투입될 승무원들의 안전 우려도 불거졌다.

정부는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 700여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이르면 30일 전세기를 투입하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대한항공과 논의 중이다.

대한항공은 A330-300(276석), 보잉747-400(404석) 등 2개 기종으로 30일과 31일 하루 2번씩 총 4차례 우한으로 전세기를 띄우는 것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내부에서 우한 전세기에 투입된 승무원에게 2일간의 휴일을 보장한다는 방침 등을 놓고 격리 조치와 추가 보상 등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불만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항공 노조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이 우한 전세기 탑승을 자원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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