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에 우아함까지 더한 ‘움직이는 TV’ 시대
모바일 콘텐츠 반영한 ‘세로 TV’ 뜨거운 반응펼쳐지는 스피커·롤러블 등 형태 변환형 인기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해 나흘간 펼쳐진 세계 최대의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관계자가 ‘더 세로’가 전시된 삼성전자 부스를 청소하고 있다. ‘더 세로’는 가로나 세로로 전환이 가능한 TV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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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 최대의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TV ‘더 세로’는 관람객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더 세로’는 리모컨 버튼만 누르면 콘텐츠에 따라 스크린을 가로나 세로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에는 이미 지난해 4월에 공개됐지만 CES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CES 공식 개막일 이틀 전에 언론 공개 행사가 있었는데 외신 기자들은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내놓은 2020년형 QLED 초고화질(8K) TV나 마이크로LED 스크린보다도 ‘더 세로’ 쪽으로 더 많이 몰렸다. 취재진들은 ‘더 세로’를 직접 작동해 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더 세로’는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콘텐츠의 상당수가 세로 형태라는 점에 착안해 ‘더 세로’를 개발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미러링 기능’을 실행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화면이 세로형 TV 스크린에 동기화된다. 가로 스크린으로 봤으면 영상의 일부가 잘렸을 수 있지만 세로 스크린을 이용하니 손상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제공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하단부에 적힌 댓글을 읽으면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반대로 일반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는 리모컨을 눌러 스크린을 가로로 돌려서 보면 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해외 거래처로부터 ‘더 세로’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더 세로’는 북미나 유럽 시장에 올 상반기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전 세계 TV 판매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움직이는 TV를 내놓자 경쟁 기업들도 앞다퉈 유사 제품을 개발했다. 이번 CES에서 중국 TCL은 대규모 전시 부스를 열고 회전형 TV인 ‘A200 프로’를 공개했다. 하이센스나 창훙 등의 중국 업체들도 인치 수나 화질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더 세로’처럼 세로로 있다가 가로로 누일 수 있는 제품을 전시했다.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세로형 TV도 새롭게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다.
덴마크의 초고가형 브랜드인 뱅앤올룹슨이 다음달부터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베오비전 하모니’. 사진 속에서는 스피커가 TV 화면 앞쪽에 배치돼 있는데 TV를 켜면 화면이 눈높이까지 올라온다.
뱅앤올룹슨 제공
뱅앤올룹슨 제공
톨슨 벨루어 뱅앤올룹슨 수석 디자이너는 “TV를 보지 않는 시간에 TV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고민했다. TV를 껐을 때 비로소 영상이 아닌 TV 디자인을 보게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아무리 기술적으로 뛰어난 TV라도 전원을 끄면 검은 유리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CES 2020 LG전자 전시부스에서 스크린이 둘둘 말리는 방식의 ‘롤러블 TV’를 살펴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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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0-01-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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