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결론’ 삼성바이오…“정부, 스스로 제도적 리스크 만든 것”

‘분식회계 결론’ 삼성바이오…“정부, 스스로 제도적 리스크 만든 것”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1-14 17:17
수정 2018-11-1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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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업회계기준 준수 확신…소송할 것”…미래 투자 타격
재계 “금융당국, 정권 바뀌자 판단 바꿔…해외서도 투자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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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14 연합뉴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14 연합뉴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적잖은 후폭풍이 불고 있다. 재계는 금융당국이 정권 교체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기존 판단을 뒤집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신산업 투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삼바는 즉시 “그동안의 회계처리가 기업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증선위가 금융감독원의 삼바 재감리 사건에 대해 심의를 거쳐 분식회계 결정을 내리자 산업계 전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삼바 분식회계 재감리 사건은 금융당국이 이미 ‘무혐의’ 처리했던 사안을 1년 반 만에 재감리를 벌여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점을 재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초 삼바 분식회계 의혹이 일자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한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삼바 상장 과정에서 특혜 의혹에 대해 무혐의 종결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반대의 결론이 도출된 과정에 대해 재계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에 “이번 삼바 사건은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의 의혹 제기로 촉발됐는데, 결국 삼성물산 합병의 부당성과 과거 정권과의 유착 문제와 연결지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고, 또다른 경제단체 임원은 “상장 과정에서 관계기관에 문의해 절차에 따랐고, 합법적인 결론이 난 사안을 나중에 다시 심판함으로써 발생하는 기업과 투자자들의 피해를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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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증선위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증선위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특히 이번 번복으로 삼성의 신산업 육성에도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은 지난 8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바이오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차량용 전장, 5세대 통신(5G) 등 4대 미래 사업 분야를 선정해 향후 3년간 25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삼바가 분식회계 판정으로 주식거래정지 등 상당기간 삼성의 공언대로 제대로 투자될지 불투명하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성장 산업이고 수 조원의 투자가 단행된 장치산업을 입증되지 않은 증거와 추측만으로 회복불능의 행정처분을 내린 건 정부가 제도적 리스크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 단체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뉴스에 “신산업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게임의 룰’이 정권에 따라 바뀐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피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바는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에서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도 참석한 질의회신 연석회의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문제없다’는 판단을 얻는 등 다수 회계전문가로부터 적법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증선위가 고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이라고 판단한 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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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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