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Pay)의 시대’.... 신용카드 뛰어넘을 ‘매력’이 관건

‘페이(Pay)의 시대’.... 신용카드 뛰어넘을 ‘매력’이 관건

최선을 기자
입력 2018-08-04 10:00
수정 2018-08-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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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Pay)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이른바 ‘소상공인페이’(제로페이)가 연내 도입된다. 소득공제율 40%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신용·체크카드가 주를 이루는 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관건은 신용카드의 혜택을 뛰어넘는 ‘매력’을 장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서울페이’ 연내 도입...은행권도 공동 앱 구축 나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페이’라는 이름으로 공약했던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제로 결제서비스가 오는 12월 도입될 예정이다.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11개 은행, 5개 플랫폼 사업자와 협약을 통해 ‘수수료 0%’를 구현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QR코드를 찍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서울시뿐 아니라 부산, 인천, 전남, 경남도 연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2020년까지 전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목표다.

서울시에 이어 은행권도 공동으로 ‘제로페이’ 앱 구축에 나섰다.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 시스템을 바꿔 가맹점 수수료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키고 결제 서비스의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은행과 전체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QR코드를 찍어 은행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용카드 혜택 뛰어넘는 추가 인센티브 필요

정부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제로페이’에 소득공제율 40%를 적용하는 것이다. 신용카드(15%), 체크카드(30%)의 공제율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소득공제율 40%를 적용하면 연봉이 5000만원이고 2500만원을 소비한 직장인 A씨는 연말정산으로 약 79만원을 환급받게 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경우(약 31만원)보다 48만원을 더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뛰어넘으려면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30%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도 사용 비중이 약 20%에 머물고 있어 소득공제 혜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카드 사용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착한 마음’만으로는 결제 행태가 쉽게 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어떤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서울시는 교통카드 기능 탑재와 공공 문화체육시설 할인 혜택을 제시했다. 과거 정부는 2000년대 초반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가장 확실한 유인책은 카드 결제보다 페이 결제 때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법이지만 이는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위반이다. 여전법은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용카드 이용자들은 항상 계좌에 남은 돈을 체크해야 하는 걸 번거롭게 여길 수 있다”면서 “체크카드 이용자 중 일부만 페이 서비스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혜택 축소·의무수납제 폐지와 병행돼야”

전문가들은 ‘제로 페이’가 현재 신용카드 수준의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을 쫓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 수입이 없는 페이 서비스로 신용카드처럼 여러 혜택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현실적인 방안은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인해 과도하게 제공하고 있는 혜택을 줄여 평준화시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혜택의 수준이 낮아져야만 페이 서비스가 잘 정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향후 소액이나 소상공인 결제는 페이 위주로, 거액이나 대형 가맹점에선 카드로 결제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나와 있는 방안만 봐서는 신용카드 사용 문화가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 페이의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신용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등 구조적인 부분과 페이 서비스 공급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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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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