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3각 파도치는데… 한국은 엉거주춤

무역전쟁 3각 파도치는데… 한국은 엉거주춤

장은석 기자
입력 2018-03-04 22:20
수정 2018-03-0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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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대책 없는 정부

산업부 “美 최종결정 뒤 대책 마련”
‘WTO 제소 적극 검토’서 물러서
대미 흑자서 대응 땐 美추가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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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입산 철강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에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보복 관세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무역 전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모든 국가에 부과할지, 모든 철강 품목에 매길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최종 결정을 보고 대책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WTO 제소 방침에서도 한발 물러선 상태다. 당초 WTO 제소는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의 철강에만 53%의 고율 관세를 매기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조치가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 근거한 것인데 국가별 또는 품목별 관세가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에 차별적인 조치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가 EU나 중국처럼 미국에 보복 관세를 매기지 못하는 이유는 대미 무역 구조의 특성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86억 2000만 달러인 반면 수입액은 506억 4700만 달러로 179억 73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에 보복 관세를 매기면 미국 역시 이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커 결국 우리 측에 손해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미 행정부와 의회 등과 접촉(아웃리치)을 확대해 우리 철강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지난주 미국으로 떠났다가 잠시 귀국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번 주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한국 포함 12개국에 53% 관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면서 “우리도 EU나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상응하는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대미 수출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미국에 보복 관세를 매길 품목 리스트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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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8-03-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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