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에 수신금리 1∼2%…예·적금하면 손해

물가 2%에 수신금리 1∼2%…예·적금하면 손해

입력 2017-02-12 10:59
업데이트 2017-02-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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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까지 떼면 상실감 더 커…물가상승 압력 강화, 금리인상 전망 약화금리 상승기에도 은행 수신금리 잘 안 올려…“돈을 집에 둘 수도 없고…” 난감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커지면서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은행 예금과 적금에 가입해 이자를 받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원금을 까먹는다는 의미다.

12일 통계청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였다.

전체 은행권의 1월 저축성 수신 가중평균금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은행이 팔고 있는 정기 예·적금 금리는 1∼2%대다. 금리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신상품이 많다는 의미다.

저축성 수신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파는 수신상품의 금리는 1%대이고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파는 상품의 금리가 2%대 초·중반이다”고 말했다.

4대 은행 중 한 곳인 A은행의 예금상품 중 가장 인기가 있는 상품의 금리는 최고 연 1.6%(36개월)였다. 이 은행의 인기 10위 예금상품 중 1%대 금리와 2%대 금리 상품은 각각 4개로 같았다.

지난해 12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 가중평균금리가 1.5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1월 저축성 수신 가중평균금리는 2%를 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은행의 1월 저축성 상품의 명목 수신금리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수신금리는 마이너스가 된다.

목돈을 은행에 예금하거나 매달 꼬박꼬박 적금을 들면 손해라는 얘기다.

여기에 이자소득세(14%), 주민세(1.4%)까지 내야 해 이자 소득자들이 느끼는 체감 손실도는 더 크다.

자영업을 정리하고 남은 돈을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 둔 경기도 분당의 이 모(74)씨는 “이자는 쥐꼬리만큼 나오는데 물가는 자고 나면 오른다”면서 “은행에서 돈을 빼야 하지만 돈을 집에 둘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에 대한 이 씨의 걱정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물가 인상 전망은 강해지고 있지만 금리 인상 전망은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추세화되고 마이너스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원유와 원자재 가격 오름세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커졌다.

정부, 민간 경제연구소 등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0%보다 훨씬 높은 1%대 중·후반대로 제시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은 가계와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 원자재가격 및 생산물가 반등 등으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중기적으로 2%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금리 인상을 가속할 수 있는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은 후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금리 인상 기대감을 계속 낮추고 있다.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가 올해 6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3월 비율은 25%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에서 금리 상승이 본격화돼도 여신금리와 달리 수신금리의 변화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올라도 수신금리의 변화 폭과 속도는 여신금리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신금리를 올릴만한 동인이 크지 않다.

다른 관계자는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고객 유치가 필요하면 수신금리를 올리는데, 현재 은행의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대출할 곳도 마땅치 않아 은행권 내부적으로 수신금리 인상 필요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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