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진 줄줄이 ‘낙하산’…자격강화 ‘뒷북’

공기업 경영진 줄줄이 ‘낙하산’…자격강화 ‘뒷북’

입력 2014-02-20 00:00
수정 2014-02-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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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뼈를 깎는’ 공공기관 개혁을 외치면서 기관장, 감사, 사외이사 자리에 정치인을 비롯한 권력기관 출신들을 계속해서 앉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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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재부.공정거래위.금융위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박근혜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기재부.공정거래위.금융위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이처럼 혁신을 주도할 공기업 경영진이 전문성과 거리가 먼 인사로 채워지면서 정부의 개혁 노력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해 관련 업무 경력이 없는 인사의 선임을 막겠다고 발표했지만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공공기관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신임 사장에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 사장 내정자는 21일 오후 취임할 예정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이 내정자는 2007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경선대책위원회 인천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친박계’ 인사다. 2010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18대 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19대 때 낙선했다.

작년 12월 18일에는 정부의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김성회 전 의원이 취임했다. 그는 작년 10·30 화성갑 보궐선거 때 새누리당 공천에서 ‘친박’ 중진 서청원 의원에게 밀리면서 지역난방공사 사장 자리를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왔다.

이에 앞서 12월 11일에는 친박계 중진인 3선의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이례적으로 사장 후보 재공모를 거치면서 ‘낙점설’이 나돌았다.

공공기관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해 방만 경영을 내부에서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와 상임감사 자리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한국전력공사는 17일 이강희 전 의원(인천시 원로 자문위원회 위원), 조전혁 전 의원(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전은 작년 12월 19일 상임감사에 안홍렬 변호사를 임명했다. 검사 출신인 그는 한나라당 보령·서천지구당 위원장, 서울 강북을 지구당 위원장,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경선후보 서울선거대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2년 말 기준 55조원의 빚을 진 한전은 정부가 꼽은 대표적인 경영개선 대상 공기업이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에는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 정보위원을 역임한 황천모씨가 지난달 20일 선임됐다. 최근 예금보험공사 감사에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기술보증기금 감사에는 박대해 전 의원이 선임됐다.

이처럼 주로 정치권 인사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면서 공공기관 경영 개혁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이를 의식해 기획재정부는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에 ‘임원 자격기준소위’를 구성해 상반기중 일정기간 업무경력 등 임원 직위별 세부자격 요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낙하산 인사를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과거 기관장, 상임감사에서 이제는 사외이사 자리로 확대되고 있다”며 “공공기관 개혁은 인사로 요약되는 지배구조 개혁에서 시작해야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사지 않으면서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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