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신용강등 배경·파장

무더기 신용강등 배경·파장

입력 2012-01-16 00:00
수정 2012-01-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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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AAA’ 상실 유럽위기 재점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중 절반이 넘는 9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데 대해 해당 국가들은 애써 의미를 평가절하하면서도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대형 악재에도 의외로 세계 금융시장은 차분했다. S&P가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 신용 강등을 경고한 덕에 ‘예고된 악재’의 현실화로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독일과 더불어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사를 자처해 온 프랑스의 트리플A(AAA) 등급 상실은 프랑스가 20%의 재원을 담당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등급 강등과 유로존 국가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 위기 재점화의 우려를 낳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14일 TV에 출연해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견돼 왔던 일”이라며 “정부는 이에 맞춰 필요한 재정 긴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은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신뢰를 다시 확보할 때까지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함께 트리플A 등급에서 밀려난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펙터 재무장관은 “등급 강등 결정을 이해할 수 없지만 국내 경제지표가 건전하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호들갑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강등의 철퇴를 맞은 국가들은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의 재정통합 강화 협약에 따라 전례 없는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S&P가 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 결정을 내렸는지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 역내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연합 회원국 정부와 기관들은 예산 규율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S&P의 등급 평가는 최근의 진전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바르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도 “S&P의 결정이 최근 몇 주간 진행돼 온 유럽의 긍정적인 변화를 뒤집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S&P도 적극적으로 나서 스스로를 옹호했다. 모리츠 크레이머 유럽 지역 신용평가팀장은 “재정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재정 통합을 강화한 유럽 정상들의 결정은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라며 “긴축재정이 신뢰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경쟁력 차이에 따른 경상수지의 격차 등 유로존 내 불균형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반발은 신용평가사에 대한 신뢰성 논란으로 옮겨 붙고 있다. 프랑스 시민들은 이날 파리의 S&P 사무소 앞으로 몰려가 분노의 시위를 벌이고 교황청마저 강등 시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와 의회가 추진해온 신용평가사에 대한 규제 강화안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15일 유럽연합 관계자들이 밝혔다. 당초 추진이 보류됐던 구제금융국에 대한 신용평가 일시 정지 조항 등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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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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